(천안=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후인정(31.현대캐피탈)이 데뷔 10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컵을 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2일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삼성화재를 꺾고 우승이 확정되며 천안 유관순체육관에 일제히 축포가 터지는 순간 후인정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입단 첫 해부터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던 아픈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동시에 주장으로서 해냈다는 기쁨과 김호철 감독과 후배들에 대한 고마움 등 온갖 생각이 스쳤다.

전날 대전에서 열린 4차전에서 고작 4점에 그쳐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후인정은 이날 이를 악물고 코트에 나섰다. "기회란 자주 오는 게 아니다. 선수생활을 하면 얼마나 더 하겠냐. 네가 가진 모든 것을 편안하게 보여줘라"는 김호철 감독의 질책도 약이 됐다.

후인정은 첫 세트부터 강서브와 불꽃 스파이크, 혼이 실린 블로킹, 사력을 다한 디그 등 전날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동료들의 투혼까지 부추겼다.

특히 1세트 시작하자마자 상대 '살림꾼' 석진욱의 공격을 연달아 차단하며 기를 꺾어놓은 것은 승리에 보이지 않는 밑거름이 됐다.

'93학번으로 '갈색폭격기' 신진식과 친구인 후인정은 유연한 스파이크와 높은 타점을 갖춘 대형 공격수.

하지만 신진식이 결정적일 때 펄펄 나는 데 비해 후인정은 오히려 움추러드는 모습으로 그동안 번번이 들러리에 머물렀다.

절호의 기회였던 작년 챔프전에서도 '새가슴'이란 오명 속에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하며 모처럼 찾아온 우승 기회를 날린 아픔이 있다.

후인정은 "정말 너무 기쁘고, 한편으론 10년만의 우승이 잘 실감나지 않는다"면서 "어제 나 때문에 팀이 패해 져서 마음이 무거웠다. 그만큼 오늘 독하게 뛰었다"며 활짝 웃었다.

후인정은 "코트에 있는 것이 행복하다. 앞으로 몇 년이 될 지는 모르지만 할 수 있는 한 계속 뛰고 싶다"면서 "벤치 멤버가 되더라도 팀에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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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04-02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 만의 값진 우승, 마음껏 즐기시길...
정말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