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개그맨 김형곤이 1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최근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기에 그의 죽음은 더욱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960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그는 1980년 TBC 개그콘테스트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방송계에 데뷔했다. '공포의 삼겹살'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80~90년대 큰 인기를 모은 그는 시사 풍자 코미디의 새 장을 연 개그맨으로평가된다.




혀 짧은 듯한 발음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재치있는 언변과 정곡을 찌르는 풍자로 인기를 모았고 비대한 몸집을 스스로 웃음의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KBS '웃는날 좋은날' '유머1번지' '한바탕 웃음으로',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등에서 특유의 시사 풍자로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제5공화국 시절 '유머1번지'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에서 '잘돼야 될텐데' '잘될 턱이 있나' 등의 유행어를 만들며 날카로운 풍자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KBS '시사토크 코미디 웃음 한마당'과 '김형곤쇼' 등을 진행하며 토크쇼 형식의 시사 풍자 개그로 입지를 확실히 구축했다. 또한 개그맨으로 성공한 데 이어 성인전용 '코미디클럽'을 경영하며 사업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정치에 뛰어들었다가 쓴맛을 보았다. 1999년 자민련 명예총재특별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2000년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 그러나 그의 정치 도전은 실패로 끝나면서 그동안 사업으로 모았던 재산을 잃고 이혼의 아픔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때 몸무게가 120㎏에 이를 정도였으나 다이어트를 통해 30 ㎏ 가량을 감량해 화제를 모았다. 자신의 다이어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이어트코리아그룹을 경영하며 다이어트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연극 무대로 눈을 돌린 그는 각종 공연을 열며 다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극단 곤이랑을 만들어 연극 '등신과 머저리' 등을 공연했고, 모노드라마 '여부가 있겠습니까' '병사와 수녀', 뮤지컬 '왕과 나', 영화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1인 스탠딩코미디 '엔돌핀 코드'로 꾸준한 인기를 모았으며, 공연 수익금으로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는 자선 활동도 펼쳤다.

또한 자신의 웃음 철학을 담은 에세이집 '김형곤의 엔돌핀코드'를 출간하기도 했으며, 이달 30일에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교민을 대상으로 코미디쇼를 펼치기로 예정돼 있었다.

87년 'KBS코미디대상'을 비롯해 백상예술대상 코미디언 연기상, 예총예술문화상 연예부문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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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03-12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