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감독, 장동건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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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는 2004년 ‘실미도’와 함께 처음으로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영화다. 관객을 많이 동원했다고 반드시 훌륭한 영화라는 것은 아니지만, ‘태극기 휘날리며’는 아직도 우리 사회가 완전히는 자유로울 수 없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모든 전쟁이 비극이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지 않은 전쟁이 어디 있을까 만은 어제까지는 동포였던 사람들로 하여금 갑자기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게 만든 한국전쟁의 모순적이고 비극적인 상황은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통감할 것이다.


한국전쟁에 관한 영화가 잔혹한 북괴군을 쳐부수는 국군을 그린 반공영화의 틀을 벗어난 지가 엊그제는 아니지만,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압축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한국전쟁의 비극을 그린 영화는 흔치 않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것은 아마도 한국전쟁이 영화의 소재로서 드라마틱한 요소가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한국전쟁에 관한 이전의 반공영화의 틀을 깨면서 진지한 문제의식을 담아내는 영화를 찍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태극기 휘날리며’는 제작비를 많이 사용하여 전쟁에서의 대규모 전투신도 효율적으로 묘사하면서도 - 그런 장면에 관해서는 한국영화를 한단계 발전시키지 않았나 싶다 - 한국전쟁의 비극성을 부각시키고 한국전쟁에 관한 우리의 선입견을 깨는데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소박한 꿈을 안고 살아가던 의좋은 두 형제가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어떻게 변해가고 서로를 오해하고 원망하며 한국군과 북한군을 오가게 되는지, - 우리나라를 위해 싸웠다고 반드시 참전용사로 대접받았던 것도 아니고 우리와 상대방인 적이 우리나라가 외국과 전쟁을 할 때처럼 명백한 것도 아니었다는 점이 지금보면 놀랍지 아니한가 - 그리고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 실상에 비해서는 잘 묻혀져 있는(?) 보도연맹에 관한 단면 - 역사적 비극의 한 장면을 이제는 고인이 된 이은주가 장식하여 기분이 착잡했다. 부디 고이 잠드시길... - 등을 통하여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전쟁이 단순히 우리가 생각했듯이 북한군에 맞서 국군이 용감하게 싸웠던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블록버스터 영화가 이토록 재미도 있고 감동도 주면서 문제의식도 있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카리스마 넘치는 장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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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03-19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케이블에서 방송한 '태극기 휘날리며' 마지막 부분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영화관에서 볼 때는 그냥 가슴이 찡했을 뿐인데...나도 많이 감정적이 되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