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지지자들 왜 ‘황’에 집착하나?…허탈감 따른 후유증
[쿠키뉴스 2006-02-05 17:35]

[쿠키 사회]○…황우석 교수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의 극단적인 행동이 계속되고 있다.

4일 오전 5시51분쯤 서울 세종로 이순신동상 앞에서 정모(59·부산·화물차 운전사)씨가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연구재개’를 요구하며 유인물 30여장을 뿌린 뒤 몸에 시너를 끼얹고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씨는 유인물에서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중단사태,진실조작 및 음모세력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자살 직전인 오전 5시28분쯤 인터넷에 “황 박사 줄기세포연구 중단사태 진실규명과 연구재개를 위해 광화문에 가자”는 글을 올렸다.

인터넷 카페 ‘아이러브 황우석’은 정씨를 추모하는 사이버 분향소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추모글 1800여개가 올라왔으며,조의금도 답지했다. 4일 저녁 서울 광화문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모인 ‘황우석 박사 연구재개 지원을 위한 범국민연합’ 회원 3000여명은 “정씨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9일에는 대구시 범어동 대구 MBC 사옥에서 한 지방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이모(30·경북 경산)씨가 황 교수 관련 보도에 항의하며 독극물을 마셨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에게는 황 교수 지지자들의 격려성금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황 교수 지지자들이 보이고 있는 극단적인 행동은 강하게 믿고 추앙하고 있던 사실이 거짓으로 판명된 후 나타나는 허탈감이나 충격에 따른 후유증으로 보고 있다. 심리적 상실감으로 삶의 의미를 잃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앙대 심리학과 현명호 교수는 “충격에 빠진 사람들은 사실에 무게를 둬 현실을 받아들이는 사람과 사실보다 정서에 무게를 둬 전면 부인하는 사람 두 부류가 있다”며 “정서적 측면에 기대는 사람들은 사건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노용택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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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02-0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라는데...고발당하면 어쩌지?

외로운 발바닥 2006-02-05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황우석으로 실망감과 허탈감을 경험하고, 논문조작이 밝혀진 후에 보여준 그의 놀라운 침착함을 보고 그를 인간적으로 탐구해보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었다. 물론 개인적인 반응은 사람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황우석을 지지하며 자살까지 하는 것은...설득의 심리학에서 보았던 극단적인 사이비종교의 집단자살사건을 떠올리게 하여 한편으로는 섬뜩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씁슬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