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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비스킷 - [할인행사]
게리 로스 감독, 토비 맥과이어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이 영화는 미국의 경제대공황을 배경으로 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사업가, 서부개척과 자동차의 발전으로 일자리를 잃고 광야를 떠돌며 살아가는 말 조련사, 그리고 경제공황으로 부모에게 버림받고 거칠게 살아온 기수들이 씨비스킷이라는 말을 중심으로 서로 상처를 보듬으며 절망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한가지 이해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에피소드는 내가 이 영화의 주인공을 나도 모르게 쥬드 로로 기억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마 DVD 표지에서 주인공이 말에 키스하고 있는 장면을 보고 쥬드 로라고 인식을 하고 그 이후 씨비스킷의 주인공은 쥬드 로라고 기억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DVD를 구입하고 6개월 넘게 지나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영화를 1시간 가까이 보고 나서도 주인공이 참 쥬드 로 같지 않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다가 내가 그런데 쥬드 로가 참 누구를 닮은 것 같다고 함께 보던 친구에게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혹시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 아니야?’라고 친구가 말했고, 그 말을 듣고 우리가 다시 주인공을 보고 나서야 우리는 주인공이 쥬드 로가 아닌 토비 맥과이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둘이 약간은 닮았을 수도 있지만, 일단 머릿속에 입력된 정보가 우리의 인식에 주는 영향은 엄청난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둘이 닮은 것도 같다...-0-
영화의 러닝타임은 2시간 20여분에 달해서 중간에 약간 지루해지는 감이 없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영화는 감동을 주는 휴먼드라마의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영화의 기본적인 내용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막상 씨비스킷이 제독과 경주하는 장면이나, 씨비스킷과 레드가 재기하는 장면을 보면 말의 발굽소리와 함께 내 심장이 뛰는 소리를 느낄 수가 있을 정도로 감동이 느껴졌다. 그리고 빤히 보이기는 하지만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인 ‘실패한 사람에게도 두 번째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도 - 헐리우드 영화가 가족과 아이들에 대한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 비하면 - 큰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당시 실제 영상을 수록하고 있는 써플먼트를 보면 씨비스킷이 경제공황으로 고통받고 있던 미국 대중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신문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씨비스킷이었고 2위가 히틀러, 3위가 루즈벨트였다니 더 할말이 없다. 씨비스킷이 당시 실의에 빠진 대중에게 그토록 희망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씨비스킷을 비롯하여 마주와 조련사, 기수 모두가 지독한 시련을 겪고 절망에 빠져 있다가 그것을 극복해 나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요즘 우리에게도 씨비스킷이 필요하지 않을까...조작된 것이 아닌 진정한 씨비스킷 말이다.

질주하는 Seabiscuit과 War Admi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