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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는 우리역사 - 전면개정판
한영우 지음 / 경세원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역사를 너무 몰라서 사극을 보아도 흥미를 느낄 수 없었던 점이 아쉽고 부끄러워서, 우리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라도 갖추자는 의도에서 서점 역사 코너를 뒤적이다가 찾은 책이 ‘다시 찾는 우리역사’였다. 일단 역사적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한권으로 우리 역사를 훑어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저자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라는 점도 믿음이 갔다.
그리고 이 책을 산지 약 1년이 흘렀다. 그때 이 책을 사면서 읽기 시작한 ‘이이화의 한국사이야기’를 병행해서 읽다보니 시간도 걸리고 중간중간 다른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은 고려시대까지 읽고 손을 놓아버렸던 것이다. 그동안 약간의 역사책을 읽다 보니 애당초 우리나라 전체의 역사를 한권의 책에 집어 넣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조금은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후 이 책을 재빨리 마저 읽고 난 뒤에 여러 가지 실망도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권이라는 말도 안되는 분량상의 제약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사건에 대한 역사적 평가나 비평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래도 결코 짧지 않고 무수한 사건이 있었던 우리 역사를 크게 빠지는 부분없이 한권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은 저자덕이 아닌가. 어차피 한권으로 된 우리역사 전반에 관한 책은 앞으로 있을 심도있는 독서나 공부에 대한 개론서 역할을 하는 것이니 애당초 나의 불만이 지나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는 이 책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내용면에 대해 간단한 분석을 하자면, 저자는 고대, 중세사에서는 비교적 전통적인 학설에 충실하며 새로운 학설을 간단히 소개하고 그에 대한 가벼운 반박을 달고 있으며 조선에 대해서는 사대주의적이라는 비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호의적인 시선을 보인다. 사대주의를 두둔하는 듯한 서술에는 공감할 수 없었으나 조선시대의 유교문화에서 나름대로의 긍정적 기능을 발견하려고 한 것은 참신했고, 민족적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저자의 열의가 느껴졌다. 조선말과 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일제를 포함한 외세의 침략기에 대한 서술은 문체가 지나치게 담담하여 좀 거북하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우리가 기존에 너무 그 시대의 역사를 주관적으로 바라본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게기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근현대사 부분은 남북한 각자의 정치, 경제, 사회적 발전과정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잘 서술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