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어웨이(1disc) - [할인행사]
게리 플레더 감독, 진 해크만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재판에서 평결을 내리는 배심원이 공정하지 못하거나, 그들을 마음먹은 대로 조종할 수 있다면? 그런 일은 생각만 해도 충격적이다. 재판이 사회적 갈등을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인데 배심원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면 사실상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 영화는 이러한 충격적인 가정(?)에서 시작된다. 선거인단을 기준으로 배심원단이 선정되고 양측 변호인의 이의제기를 통해 추려지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배심원이 선정되고 재판기일을 거치면서 배심원들은 토론을 하면서 평결을 도출해 간다. 그런데 그러한 모든 과정을 조종하려는, 그리고 실제로 조종하는 자가 있다. 그것도 배심원 외부와 내부 두 곳에.

선정된 배심원단의 신상자료를 일일이 분석하여 재판에의 유불리를 따지면서 그들에 영향력을 미쳐 재판을 의도대로 이끌려는 신종 법조직업이 실제로 미국에서도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영화에서처럼 거대한 이권이 개입되어 있다면 그런 일이 없으리란 보장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의 전관예우나 학연, 지연 등을 통한 로비보다는 더 힘이 들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겠지만, 그런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재판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결정적일 것이다.

물론 실제 현실이 영화에서처럼 딱딱 맞아 떨어질 수는 없다. 배심원을 조종하려는 자들이 예상치 못한 수많은 변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영화에서처럼. 그렇지만, 배심원 제도에 관한 사회적 합의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그러한 문화도 전무한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도입된다는 배심원 제도가 본래의 순기능 보다는 역기능이 극대화되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

이제껏 생각하지 못한 충격적이고도 신선한 소재, 적당한 써스펜스와 액션, 탄탄한 캐스팅,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주인공이 배심원들을 설득하는 과정 - 배심원 개개인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 -이 거의 생략된 것이 좀 아쉬웠지만 - 그런 면에서 열두명의 배심원들이란 영화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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