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에 달린 잎새들
문득 파스칼의 명언이 생각난다. "인간은 천사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다. 그러나 불행한 것은 인간은 천사처럼 행동하려고 하면서 짐승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진작 부끄러운 몸짓의 사람은 내 자신이었던 것을. 위선의 갑옷을 하나하나 벗어 봐야겠다. 더러는 살점이며 피가 묻어 나오리라. 뭣인가에 얽매이고 갇힌 내 자신을 풀어 주고 열어 줘야겠다. 내 심혼 깊숙히 자리한 또 하나의 나에게 내 몫의 삶을 알아보고 본시 내 자리로 돌아가야겠다. (p48)
마음의 면류관
보여 주는 것이 어디 겉모습뿐이랴. 그 속에 숨어 있는 섭리의 묘리도 함께 보여 줘서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준다. 겸양 없는 권세, 하심 모르는 지위, 나눔 없는 부, 겸손 모르는 학식이 어느 날 갑자기 파멸했을 때 비로서 깨닫고 뉘우치고 통곡하는 개인과 단체와 권력도 많이 봐 왔다.(p63)
토굴가
권좌에 올랐다는 것, 재물을 태산같이 끌어 모았다는 것, 명성을 천하에 드날린다는 것....이것 또한 한고비 넘기고 돌아보면 옷자락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 한 줄기 붙잡아 보는 것과 뭣이 다르랴.(p80)
연대암을 찾아서
뛰어난 사람이 지도자의 자리에 있으면 무리들은 그가 존재함을 알 따름입니다[太上 不知有之]. 그보다 못한 지도자이면 무리들은 그를 친근히 여기고 그를 기립니다[其次, 親之譽之]. 그보다 못한 지도자이면 무리들이 그를 두려워합니다[其次, 畏之]. 그보다 못한 지도자이면 무리들이 그를 업신여깁니다 [其次, 侮之]. 김거사님께서도 한 집단의 지도자이신데 지금 어느 자리에 있다고 생각합니까. 참 지도자가 되려면 금욕이라는 무서운 칼 한 자루 가슴에 지니고 있어야 됩니다.(p107)
학산 새벽산책
은혜로운 말 한마디가 길을 열어 준다.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복을 준다. 때에 맞는 말 한마디가 희망을 준다. 즐거운 말 한마디가 용기를 준다.
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된다.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파괴한다. 쓰디쓴 말 한마디가 증오의 싹이 된다. 무례한 말 한마디가 사랑을 붕괴시킨다.(p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