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하정민 그림 / 샘터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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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해인 수녀님의 짧은 편지나 삶에 대한 단상들을 모아놓은 모음집이다. 우리가 평소에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바쁜 생활에 찌들어 잊고 지내는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가치들. 이 책을 읽으면 '내가 너무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고 있구나. 맞아, 내가 소중한 사람들을 충분히 소중하게 대접하고 있지 않구나. '는 등의 생각이 든다. 그냥 이렇게 살면서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그냥 지나치고 놓쳐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것을 항상 상기하며 삶으로 실천하고 또 그런 생각과 마음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이쁜 글로 표현하는 것 - 그래서 이해인 수녀님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고 간직해 두면 좋은 구절들을 몇 개 적어본다.

고운 말씨 수첩 - 왼쪽엔 내가 평소에 하는 말 중에 부정적이거나 고치고 싶은 말을 적고, 오른쪽엔 좀더 긍정적이고 남에게 기쁨을 주게 될 아름다운 말을 적어놓고 기회가 올 적마다 연습을 해봅니다. 또 어떤 페이지에는 내가 실수해서 남에게 상처를 준 말, 남을 행복하게 해주었던 말을 적어두기도 합니다. 문득 잊고 있던 우리나라 고운 말을 어느 대화나 책에서 발견하면 이것도 적어두었다가 적절히 사용합니다.(p214)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구체적 방법임을 알아듣게 됩니다. 함께 사는 이들에게도, 밖에서 찾아오는 이들에게도 시간의 허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가능한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어야 서로 마음이 트이는 계기가 되기에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내어줄 준비를 해야겠습니다.'(p110)

'무엇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자신과의 약속을 잘 실행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행복은 스스로 가꾸어가야 하는 것.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격언을 나는 자주 기억합니다. '(p113)

'손님맞이를 할 때는 자신의 시간이 축나고, 하려던 일들이 더러 밀려나기도 하지만, 이 때문에 끌탕을 하거나 초조해지기보다는 마음을 평온히 갖는게 좋습니다. 시간을 빼앗긴다기보다는 오늘을 함께 사는 사람으로서 사랑을 나누는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을 쓰면 마음 안에 조용히 피어나는 기쁨이라는 꽃.'(p35)

'판단은 보류하고 먼저 들어주는 사랑의 중요성을 다시 배웠습니다/ 잘 듣는 것은 마음의 문을 여는 것/ 기다리고 이해하고 신뢰하는 것/ 편견을 버린 자유임을 배웠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말을 많이 하고 주제넘게 남을 가르치려고 한 저의 잘못이 떠올라 부그러웠습니다'(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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