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는 말이 없다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백종유 옮김 / 문예출판사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짧은 단편소설 모음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집은 작가로서 성공을 거두었다가 도박, 술, 여자로 얼룩진 삶을 사는 등 다양한 삶의 경험을 가진 슈니츨러의 독특한 정신구조를 반영하듯이 사랑과 죽음 등의 무게 있는 주제를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를 통해 심층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단편소설집으로서 이 소설집만큼 작가가 독자로 하여금 느끼게 하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게보게 하기도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 만큼 슈니츨러의 이 소설집은 쉽게 있을 법하지는 않지만 그런 일이 있을 것 같기도 한 그런 상황설정을 통해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의식에 대해 독자가 깊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특히 '죽은자는 말이 없다'와 '벨다인 가의 돈 이야기'에서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는 실제로 누구나 그런 상황에 처해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 나는 그 부분을 읽으면서 작가가 혹시 실제 그런 상황을 겪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 탁월하다. 또한 극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태평한 사람이 기적적인 구원을 받는다는 내용의 '내가 만났던 한 중국인'은 내가 사형선고를 받아서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상상하던 중에 어떻게 하면 그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한가지 방법으로 떠올려봄직한 - 나는 실제로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그 중국인과 같은 완벽한 태평함을 갖추지 못하여 구원을 받지 못했을 것이지만 말이다 - 기지를 구원을 하는 자의 입장에서 잘 그려냈다.

'죽은자는 말이 없다.', '한 시간만 더', '사랑의 묘약'등에서 보여지는 슈니츨러의 진정한 사랑에 대한 조롱내지는 역설적인 집착은 그의 화려한 여성편력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면 그가 소설에서 그린 진정한 사랑의 허구성이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는 진실을 꿰뚫어 본 것일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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