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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뿐인 어린천사 엘렌
케이 기본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문학사상사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거의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정환경에서 자란 어린 소녀인 엘렌이 그러한 환경속에서 어떻게 적응하면서 스스로를 지켜나가는지를 주인공인 엘렌의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하고 있는 이 소설은 작가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다.
알콜중독자에 가정폭력을 일삼고 딸을 성폭행까지 하는 아빠와 그런 삶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엄마, 자기 딸의 죽음을 손녀에게 덮어 씌워 손녀를 학대하는 할머니, 그리고 속물적인 친척들...그 사이에서 어린 소녀인 엘렌이 기댈 곳은 아무곳도 없다. 그래도 그녀는 좌절하거나 미쳐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아빠를 향한, 세상을 향한 표독스러운 분노로 삶을 헤쳐나간다.
11살 소녀인 엘렌의 독백이 그 나이 소녀의 생각과 말과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점이, 자신을 힘들게 하는 주위사람들에 대한 저주에 가까운 독설이, 엘렌이 처한 지옥과 같은 현실보다도 더 독자에게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