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MBC 다큐멘터리 가족 제작팀 엮음 / 북하우스 / 200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맺음말에도 나와있듯이 사람들에게 가장 큰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도, 가장 큰 고통을 주는 것도 모두 가족과 관계된 일일 것이다. 가족이 잘되거나 가족구성원간의 관계가 화목하다면 그만큼 행복할 것이고, 가족 중 누군가에게 불행이 닥치거나 가족 구성원간의 불화가 심각해진다면 삶이 고통스러울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가족의 붕괴가 사회적 화두로 제기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급진적인 근대화로 사회 각부문의 변화속도가 무척 빠르고 가족의 모습도 전통적인 대가족에서 핵가족을 거쳐 지금은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 가족의 모습은,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심각하게 병들어 있는 것 같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혼율 세계2위라는 통계는 접어두고서라도 적어도 가족으로 인해 더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만큼이나 가족으로 인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물론 행복이나 고통의 정도와 각자가 받아들이는 정도도 다르겠고, 가족이라는 것이 힘들다고 어느순간부터 없이 지낼 수도 없는 것이다보니 가족으로 인해 힘든 일이 생기면, 특히 가족 구성원간의 불화가 그 문제의 원인인 경우 사람들은 정말 말그대로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지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가족에 관한 신문 칼럼을 읽었는데 그 중에 인상깊은 문귀가 있었다. '사람들은 더 잘 살기 위해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는데, 요즘 보면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것이었다. 얘기가 약간 빗나가긴 했지만, 그 칼럼을 읽고 드는 생각은 가족을 위한 희생도 필요하겠지만 본인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 다른 가족 구성원을 위한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것이 과연 가치있는 일일까하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부모님들이 자식만을 바라보고 당신 자신의 행복은 생각지도 않고 자식들 뒷바라지만을 생각하면서 사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또한 부모의 희생으로 사회적 성공을 성취했다 하더라도 부모의 불행한 삶에 자식이 영향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족은 그 중 일부의 행복이나 불행, 또는 구성원간의 관계가 각 구성원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운명공동체이다. 그런데 이처럼 우리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족 그 자체 또는 그 구성원, 구성원간의 관계 등에 대해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듯이 잘 알고 있지 않는 듯하다. 바로 자기 주위만을 둘러보더라도 자신이 속한 가정에서 여러가지 모순과 부조리를 발견할 수 있고, 그것들을 시정하고 더욱 화목하고 발전적인 가정을 만들기 위해 우리 자신이 별다른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이해의 단초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이 책은 어머니와 딸,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부부간의 관계와 관련해 수많은 가족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닮고 있다. 그 중에서 자기 가족과 비슷한 유형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족에 대한 이해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