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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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40대 중반이 되어 있는 한국사회의 마이너리거들. 그들을 통해 작가는 학창시절부터 문제를 일으키던 4인방이 세월이 흐르면서 겪는 시대적, 비주류적 아픔을 그리고
있다.

화자인 형준은 친구들보다는 약간의 유식함을 갖추었지만 그 또한 주목받지 못하는, 20대 80의 사회에서 80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는 특유의 냉소적 태도로 다른 친구들과는 자신이 다른 부류의 사람인양 방관자적 태도를 취한다.

마치 그 스스로가 말하고 있듯이 메이저리거가 될 수 없어서 마이너리거로 있는 것이 아니고 굳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아서 그런 것처럼. 형준을 통해 나는 내 자신의 일면을 보는 것 같았다. 자신은 무언가 특별한 존재라고 믿지만 현실에서 그러한 환상이 거부당할 때, 스스로에 대한 위안이 바로 형준이 취하는 냉소적 태도와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다양한 부류의 인간상- 각박하고 급변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특출난 능력이나 연줄 없이 태어난 사회 대다수의 마이너리거들이 발버둥치는 모습-을 통해 부모님세대의 어두운 자화상을 본다.

내가 직접 그 시대를 겪지는 못했지만 그 시대를 살아온 남성 세대의 개연성 있는 한 단면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소설을 읽고 난 후 접한 그 단면에서 느껴지는 씁슬한 뒷맛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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