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신부가 탐정아닌 탐정으로 나오는 이 추리소설은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사건의 해결자가 신부라는 직위를 가졌다는 사실도 그렇고,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고도 범인의 양심에 맡기고 굳이 그를 체포하려 하지 않는 등의 태도는 보통의 추리소설과는 분명 어떠한 차별성을 나타낸다. 각 사건마다 브라운 신부를 통해서 작가의 선과 악 내지 천주교적 입장에서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하지만 좀 아쉬운 점은 각 사건의 분량이 너무 짧아서 제대로 추리소설의 묘미를 느끼기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플랑보 말고는 매번 다른 등장인물들이 나타나서 조금 그 인물에 대해 익혀갈 때쯤 해서는 사건이 끝나버리곤 하였다. 또 내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한 것일 수도 있지만, 간간히 보이는 동양에 대한 경멸적 태도도 눈에 거슬렸다. 전반적으로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신선한 종류의 추리소설이지만 정통 추리소설을 기대하는 독자들은 좀 실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