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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국가 - 미국의 세계 지배와 힘의 논리
노암 촘스키 지음, 장영준 옮김 / 두레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노암 촘스키는 대단한 사람이다. 미국의 석학이면서 자기 나라의 온갖 만행을 폭로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제3세계 국가의 학자가 썼었더라면 훨씬 설득력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노암촘스키 스스로가 최강대국 미국의 대학 교수이기에 그의 글은 더욱 신뢰를 얻는다. 그만큼 그의 숨겨진 역사적 진실에 대한 폭로는 어려운 일이고 찬송받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글은 우리를 경악하게 만든다. 믿기지 않는, 믿기 싫은 역사적 진실들 앞에 우리는 망연자실해지고 분노하게 된다. 이 글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란 나라가 민주주의 또는 그 나라의 인권을 수호한다는 미명하에 자국의 이익추구를 위해 얼마나 무자비하고 잔인한 짓을 해왔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그 결과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치적인 민주주의(진정한 의미에서의) 전복과 극소수 군부엘리트와 자본가 계급의 사회지배를 통한 대다수 민중의 착취와 인간이하의 삶의 강요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그 정도는 다르겠지만 서유럽 국가들과 미국 내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가 폭로하는 사실은 정말이지 믿기 싫은 것들이다. 그의 말들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너무도 끔찍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제시하는 객관적 자료, 그리고 우리가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지나쳐버리고 있는 공개된 사실들은 종합해보면 그의 말을 부정하기 어렵게 된다.
그토록 엄청난 역사적 진실이 은폐되고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금 이순간 까지도 민주주의 또는 善 그 자체로 둔갑되어 자행되고 있는 국가적 테러에 대해 우리가 이렇게까지 무지하고 무감각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촘스키의 외로운 투쟁은 호수에 돌맹이 하나를 던져넣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의 말 하나하나가 역사적 진실을 폭로하고 있으나 아직도 이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돌맹이 하나의 파동을 거대한 물결로 변화시키는 것은 그의 글을 읽은 우리 독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