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 대성공, "값싼 멜로시대는 끝났다"


[OSEN=강희수 기자] 이제는 후폭풍이다. MBC TV ‘하얀거탑’(이기원 극본, 안판석 연출)이 한바탕 폭풍우를 몰고 갔고 이제 그 자리에 어떤 종류의 후폭풍이 밀려올지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일단 드라마 제작현장에서는 ‘하얀거탑’이 어떤 형태로든 앞으로 만들어질 드라마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청률 측면에서 크게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하얀거탑’은 그 동안 우리 드라마를 떠났던 젊은 시청자들을 다시 안방으로 끌어들인 효과를 뚜렷이 냈기 때문이다.

흥행 공식에 따라 대량생산된 값싼 멜로드라마(물론 몇몇 주연배우들은 몸값이 엄청 났지만)에 식상한 젊은 시청자들은 그 동안 우리 드라마를 버리고 그들만의 세계에 심취해 있었다. 미드(미국 드라마), 일드(일본 드라마)라는 그들만의 언어를 만들어가며 한발 앞선 경향들에 빠져들었다. 이들에게 ‘값싼 멜로’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드라마들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20, 30대의 젊은 시청자들이 빠져 나간 자리를 40, 50대 여성 시청자들이 차고 앉으며 우리나라 드라마의 방향성을 좌지우지하는 중심 세력으로 등장했다. 여기서 제작자들의 방향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새로 등장한 시청자 주체를 겨냥한, ‘변형된 멜로’로 승부할 것이냐, 아니면 잃어버린 20, 30대 시청자들을 다시 TV 앞으로 끌어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냐의 기로에 섰다.

대부분의 제작자들이 전자의 흐름을 따르고 있을 때 ‘하얀거탑’은 후자를 시험했다. 그리고 그 시험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다는 과도기적 과정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일본 원작을 능가하는 연출력은 뚜렷한 족적으로 남았다.

뿐만 아니라 ‘하얀거탑’은 일부 미드족, 일드족만이 향유하던 차원 높은 드라마를 일반인들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일부 마니아들이 왜 미드, 일드에 집착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해준 작품이었다.

‘마니아 드라마의 일반화’에 성공한 ‘하얀거탑’은 결국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방송사 드라마국의 한 간부는 최근 사석에서 “이제 멜로 시대는 끝났다”고 고했다. “멜로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숨길 것인지가 관건이 되는 시대가 왔다”고 했다.

‘하얀거탑’이 불러올 후폭풍은 후속 드라마 예고편을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에서 이미 드러나기 시작했다. 10일과 11일 밤 ‘하얀거탑’이 끝나기가 무섭게 예고편으로 이어진 ‘케세라세라’는 ‘하얀거탑’의 분위기를 시쳇말로 ‘확 깨는’ 그림이었다는 반응들이다.

결국 제작자들에겐 ‘하얀거탑’이 끌어 올린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하는 일이 사명으로 떨어질 것이고 이런 압박감은 우리나라 드라마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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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7-03-1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거탑 끝나자마자 '케세라세라' 예고편으로 감동을 확 가라앉게 만드는 센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