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 - 차별과 혐오를 즐기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가?
나카노 노부코 지음, 김해용 옮김, 오찬호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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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차별은 주로 집단 괴롭힘(따돌림)이다. 즉, 집단 괴롭힘의 원인을 뇌 과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인간은 고도의 사회성과 협동을 통해 살아남은 종족이며,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종에 비해 '사회 뇌'로 일컬어지는 전두전피질이 발달한 것으로 이를 증명할 수 있다고 한다.

 

사회성과 협동을 통해 종족을 보존한 인류는 생존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 무임 승차자를 찾아내 제재를 가하는 쪽으로 진화한다. 저자는 이 과정을 뇌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 세로토닌, 도파민, 테스토스테론 등의 호르몬 작용으로 설명한다.

 

결론은 집단 괴롭힘은 근본적으로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방책이며 인간 뇌의 특성에 의한 행동이므로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단결이나 협동을 강조하는 사회일수록 집단 괴롭힘 또한 심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집단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저자는 단결과 협동을 강조하지 않는 자유롭고 느슨한 분위기의 조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이 충분히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게 집단 괴롭힘 해결의 핵심 열쇠라는 것이다. 또한 호르몬은 계절의 영향을 받으므로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기는 5~6월, 10~11월에 보다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집단 괴롭힘이 자주 일어나는 학교에서는 교실이나 복도 등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CCTV를 두어 감시하는 것도 대책이라고 조언한다.

 

다양한 실험과 통계자료를 통해 논리적으로 전개되던 내용이 마지막 대책 부분에서 허술하게 끝난 게 무척 아쉬운 책이다. 그러나 집단괴롭힘을 뇌과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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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반짝 - 제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4
김수빈 지음, 김정은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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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죽음을 겪고 시골 외할머니 댁에 온 린아, 전학 온 학교의 친구들이 다가와도 마음의 문을 열 줄 모른다. 그런 린아에게 관심을 보이며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보이는 짝꿍 유하, 유하의 단짝 지호, 그리고 린아에게 유하 짝꿍 자리를 뺏기고 심통이 난 사월이. .

 

갑작스런 사고로 유하가 세상을 떠난 뒤 린아는 자기가 했던 말 때문에 유하가 죽었는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갖게 되고, 사월이, 지호, 린아 세 사람은 비눗방울을 매개로 세상을 떠난 유하와 소통하며 유하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서로 협동하게 된다.

 

비눗방을을 통해 이승과 저승이 소통한다는 설정도 신선하고, 앙숙이었던 린아와 사월이가 친해지는 과정은 웃음이 난다. 세상을 떠난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그 친구와 함께했던 추억을 더듬어 헤매는 아이들의 모습 또한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진다. 

 

마지막, 친구들과 함께 했던 동네를 떠나 서울로 돌아가는 린아... 린아가 떠나는 장면은 사월이의 눈물과 아쉬움으로 가득하지만 마냥 슬프게만 그려지지는 않는다. 의젓하게 사월이를 달래는 린아의 모습은 상처를 극복하고 한 뼘 성숙한 내면을 보여주는 듯 하다.

 

겪지 말았어야 할 상실과, 사춘기를 힘들게 하는 친구들과의 갈등... 하지만 린아는 그 상실과 갈등의 늪에서 허우적대기보다 쓰라리고 아프지만 딛고 나와 다시 사는 쪽을 택한다. 린아의 성장이 눈부시고 대견해서 막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는 유하의 갑작스런 사고가 놀랍고 슬프지만 친하지도 않은 린아와 사월이가 옥신각신 티격태격하며 친해지는 모습이 특히 재밌었단다. 친구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슬프게만 다루지 않고 웃음과 버무려 밝고 따뜻하게 그린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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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하기 좋아하는 말 더듬이 입니다 - 2014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마음이 자라는 나무 6
빈스 바터 지음,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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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극복하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고 드러내는 것임을 알려주는 책.

그리고 스스로 자기를 망가뜨리지 않는 한 그 누구도 내 마음을 망가뜨릴 순 없다고 얘기해주는 책.

또, 용기내어 먼저 한 발짝 다가가면 두 발짝 다가올 준비가 되어 있는 따뜻한 주변 사람들 또한 많다는 걸 가르쳐주는 착한 책.

 

친구 대신 신문배달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소통하며 성장하는 빅터의 모습이 너무도 따뜻하게 그려지는 책이다. 특히 가정부이지만 어머니와 다름 없는 맘, 빅터가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멘토 역할을 해 주는 스피로 아저씨는 책 속 인물이지만 참 부러웠다.

이것 하나는 확실히 해 두고 싶었다. 네가 말이 막혀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걸 말이다. 나는 누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관심이 있지, 그 생각을 얼마나 소리로 잘 내느냐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거든. - P69

잘 기억해 두어라. 지성이 늘 도덕적 행동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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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일곱 가지 교육 미신
데이지 크리스토둘루 지음, 김승호 옮김 / 페이퍼로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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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변화에 가장 둔감하고 변하지 않는 곳이 학교라고들 한다. 그러나 요즘의 학교는 과거와 무척 많이 달라졌다. 우선 교실 책상 배치를 ㄷ 자 형으로 하여 교사가 학생들의 앞이 아닌 학생들 가운데로 들어가게 만든 학교가 많아졌다. 물론 가장 중요한 변화는 수업이다. 과거 한 시간 내내 교사 혼자 설명하던 방식에서 동영상을 활용한 수업을 거쳐, 요즘에는 학생들이 말하고 움직이며 배움을 실천하는 수업이 많아졌다. 이런 수업들은 배움중심 수업, 거꾸로 수업, 하브루타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명칭과 방법은 다양히지만 핵심은 하나다. 수업의 주도권을 교사에서 학생에게 넘겨주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을 낡은 것으로 여기고,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을 좋은 수업이라고 생각하는 요즘의 현상을 7가지로 나누어 미신이라 규정하고, 다양한 사례와 논리로 이러한 미신이 옳지 않음을 주장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잘못된 교육 미신은 다음과 같다.

 

1. 지식보다 역량이 중요하다.

2. 학생 주도의 수업이 효과적이다.

3. 21세기는 새로운 교육을 요구한다.

4. 인터넷에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

5. 전이 가능한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

6. 프로젝트와 체험 활동이 최고의 학습법이다.

7.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의식화 교육이다.

 

비판의 대상은 영국의 교육 현실이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교육이 처한 문제점과도 많은 내용이 맞닿아 있다. 자유학년제 도입으로 지필평가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다양한 진로 체험과 주제선택 활동으로 채우면서 학력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다양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선 그 역량의 바탕이 되는 장기기억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장기기억은 지식 습득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순식간에 찾을 수 있지만 그 정보와 관련된 장기기억이 없다면 정보를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으니 활용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생활에 전이 가능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선 반드시 지식 습득이 필요하고, 학교에서 교사가 주도하여 지식을 가르치는 과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만약 학교에서 지식 습득을 소홀히 한다면 그나마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고급 지식을 접할 수 있는 상류층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취약계층 아이들 간에 학력 격차가 커진다는 점도 지적한다. 최근 우리사회의 빈부 격차 심화, 수저론 확산 등이 이러한 교육 변화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마음이 무거웠다.

 

또한 흔히 21세기에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문제해결력, 창의력, 비판적 사고와 인간관계 능력 등은 과거에도 중요하게 여겼던 역량들이며 21세기에만 필요한 능력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지식 없이는 창의력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나는 저자의 생각에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확실히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을 할 때에는 무기력하던 아이들이 활동 중심 수업을 할 땐 생기있어지고, 의외의 발상을 내놓는 경우 또한 허다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 아이들에겐 활동중심 수업이 수준낮은 지식이나마 습득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 셈이다. 그러나 많은 부분 저자의 주장이 오늘날의 교육 문제를 진단하는 데 일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균형...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수업의 균형을 찾는 게 모든 교사의 숙제이다.

 

 

학교에서 지식 교육을 축소하거나 경시하게 되면 우리 사회의 비민주성과 불평등성은 증가하게 될 것이다. - P199

편견은 지식이 아니라 무지에서 나온다. 편견을 없애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이 아니라 지식이다. 사실적 지식을 알고 있지 못하면 질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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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가족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2
박현숙 지음, 정경아 그림 / 서유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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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사업 실패로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얹혀 살게 된 나동지. 앞 집 할머니는 얹혀 살면서도 기죽지 않고 할 말 하며 사는 동지 어머니에게 뻔뻔하다며 혀를 찬다.

그 앞 집엔 엄마 아빠와 떨어져 할머니와 함께 사는 오하얀이 있다. 어느 날, 동지는 하얀이에게 길고양이 장례식에 참석해 달라는 초대장을 받고.. 여기에서부터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단 이 책은 쉽다. 그리고 재미있다. 책 표지의 해시태그에 길고양이, 동물권, 동물복지가 있는데, 좀 더 깊이있는 이야기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재미를 놓치지 않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 같다.

이 책의 끝무렵, 빌라 계단에 새끼를 낳은 길고양이 순이에게 동지 엄마는 얘기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엄마는 뻔뻔할 땐 뻔뻔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그러니 새끼들과 뻔뻔하게 살아가라고...

아마도 동지 엄마는 남편의 사업실패에도 기죽지 않으려 애쓰는 자신과 길고양이의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고 연민을 느낀 게 아니었을까...?

박현숙 작가를 좋아하는, 또는 동물 관련 이야기를 좋아하는 초등 중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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