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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반짝 - 제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64
김수빈 지음, 김정은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아버지의 죽음을 겪고 시골 외할머니 댁에 온 린아, 전학 온 학교의 친구들이 다가와도 마음의 문을 열 줄 모른다. 그런 린아에게 관심을 보이며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보이는 짝꿍 유하, 유하의 단짝 지호, 그리고 린아에게 유하 짝꿍 자리를 뺏기고 심통이 난 사월이. .
갑작스런 사고로 유하가 세상을 떠난 뒤 린아는 자기가 했던 말 때문에 유하가 죽었는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갖게 되고, 사월이, 지호, 린아 세 사람은 비눗방울을 매개로 세상을 떠난 유하와 소통하며 유하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서로 협동하게 된다.
비눗방을을 통해 이승과 저승이 소통한다는 설정도 신선하고, 앙숙이었던 린아와 사월이가 친해지는 과정은 웃음이 난다. 세상을 떠난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그 친구와 함께했던 추억을 더듬어 헤매는 아이들의 모습 또한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진다.
마지막, 친구들과 함께 했던 동네를 떠나 서울로 돌아가는 린아... 린아가 떠나는 장면은 사월이의 눈물과 아쉬움으로 가득하지만 마냥 슬프게만 그려지지는 않는다. 의젓하게 사월이를 달래는 린아의 모습은 상처를 극복하고 한 뼘 성숙한 내면을 보여주는 듯 하다.
겪지 말았어야 할 상실과, 사춘기를 힘들게 하는 친구들과의 갈등... 하지만 린아는 그 상실과 갈등의 늪에서 허우적대기보다 쓰라리고 아프지만 딛고 나와 다시 사는 쪽을 택한다. 린아의 성장이 눈부시고 대견해서 막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는 유하의 갑작스런 사고가 놀랍고 슬프지만 친하지도 않은 린아와 사월이가 옥신각신 티격태격하며 친해지는 모습이 특히 재밌었단다. 친구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슬프게만 다루지 않고 웃음과 버무려 밝고 따뜻하게 그린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