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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맨서 ㅣ 환상문학전집 21
윌리엄 깁슨 지음, 김창규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5월
평점 :
머릿속에 그림이 잘 안그려지는 소설은 재미가 별로 없다.
재미는 별로 없었다. 인간의 상상력은 한계가 없음을 이런 소설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려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깁슨의 인터뷰 발언처럼, 그의 소설에서 나오는 사이버스페이스라는 단어를 본다면 그의 말대로 이미 현실이 된 지 오래이다. 당시의 소설의 느낌과 30년 정도 지난 후의 그의 소설의 느낌은 확연이 틀릴 것이다.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를 개척한 소설이라 그런지 아니면 생소한 사이버스페이스와 현실을 왔다갔해서 그런지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울하고 어둡다. 한편으로는 '매트릭스'라는 걸작의 영화의 장면들이 이 소설을 읽는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소설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보게 되는데 '매트릭스'는 한편으로는 도움을 한편으로는 이 소설 자체의 독특한 이미지를 방행하게도 되는 것같다. 사이보그와 인간, 물질과 비물질, 사이버공간과 현실공간이 뒤섞인 사회가 미래의 모습이다. 현실과 사이버공간에서 각기 다른 삶의 공간을 영위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기계들이 인공지능이상의 신격화를 통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으로도 읽히기도 한다. 여기에 기계와 인간 구분없이 단순한 컴퓨터의 인터페이스로 접속하는 공간이 아닌 감각, 인지, 인식이 공존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냉혹한 생존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뉴로맨서가 보여주는 세상이 미래의 전부일까, 아니면 일부일까라는 의문을 갖게한다. 등장인물들은 평범한 일반 사람들이 아닌 사이버상의 카우보이나 검객, 범죄자 혹은 마약 중간상, 청부업자등이다. 인공지능 기계체와 정신적 인격체가 결합되는 새로운 존재가 사이버세상을 지배하고자 하고 자신의 내부의 또 다른 변화를 제어하려는 시도를 주인공을 통해서 전개한다.
주인공은 결론적으로 사이버 세상이든 현실이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 일상이 어떤 것인지는 독자에게 맡기고......
어쩌면 독자들이 미래에 맞게 될 일상이 바로 소설의 내용이라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