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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숲 - 합본
신영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떤 고민을 하면서 일생을 보낼까요?
어떤 사람은 하루하루 허덕이며 하루살이처럼 하루 먹거리 걱정으로 살고, 어떤 사람은 인류의 미래와 이웃들의 삶까지도 걱정하는 하루를 산다. 무슨 차이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시각이 너무도 편협하게 세상을 보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특히 중동, 아메리카의 이야기들은 얼마나 서구에 편향된 시각에서 우리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고대 서구 문명의 발원도 따지고 보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고대문명에 빚지고 있으며, 남미의 앞서 문명을 무참히 밟고 일어선 문명이 지금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서구 문명임을 다 아는 사실임에도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논리는 극히 서구적이다. 우리들의 사고까지도.
다른 나라의 역사와 사회에 대한 얘기를 읽으면서도 자꾸 우리를, 우리의 사회를 생각하게끔하는 책이다.신대륙 발견이라는 말이 이렇게 거북하게 느껴진 적도 없었다. 곰브리치 세계사에서도 신대륙 발견을 발견이라고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우리는 신대륙의 발견을 근대의 전환점이니, 뭐니 아주 쉽게 사용하고, 인지하고 그 인식에 기반하여 세계를 바라본다. 얼마나 무서운가?
역사와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의 인식을 얼마나 강하게 지배하고 억압하는지.
자신을 돌아보라는 신영복 교수의 외침이 가득한 책이다.
거래한 역사의 흐름을 보면 오늘의 하루를 아등바등 사는 게 너무나도 사소하고 허무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사소한 나의 일상이 되돌아보는 역사의 한 줄기의 일부분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 사소한 일상이 모여서 혁명의 줄기가 되고 반역의 기반이 된다는 것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