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 1 - 봉단편, 개정판 홍명희의 임꺽정 1
홍명희 지음, 박재동 그림 / 사계절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민초들의 반란은  삶 그 자체이다. 고민하지 않는다. 그게 혁명도 되고.

임꺽정 제 1편을 거의 18년만에 다시 잡았다. 새로 개정판을 작년에  사놓고 보고만 있다가 다시 읽기 시작했다. 내용들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홍명희 선생의 감질맛나는 우리말 표현을 보고 감탄한 기억이 있다. 그 놀랍고도 아름다운 어휘들. 지금 정체불명의 인터넷말들과 신조어들을 홍명희 선생이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시대가 시대니 인정도 하겠지만, 일제 식민지 시대를 겪은 나라로서

우리말과 글에 대한 지조없음에 어이 없어 하실지도 모르겠다.

 임꺽정의 탄생 배경이 되는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로 1편은 시작된다. 임꺽정의 스승의 등장과 조선중기의 당파의 형성과 외척들의 정치혼란 그리고 이어지는 외침의 발생등은 결국 민초들의 핍박과

궁핍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 권력의 상층부의 권력욕 , 물욕에 가득한 사리사욕은 지금의 권력 상층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자기들만의 언어로 얘기하는 것도 비슷하고.

 진짜 선비들은 초야로 들어가고, 권력욕과 자기 사익에  눈먼자들만 권력 주변에 모이고, 왕권은 추락하고, 권력을 잡은 외척들은 전횡을 일삼고 민중들의 삶은 바닥 모르고 추락하고 드디어 혁명의 순간들은 다가온다. 혁명의 순간은 지금 이순간도 다가오는 것인가.

 임꺽정을 둘러싼 인물들과 그 시대를 표징하는 인물들의 묘사를 아주 실감나게 그려내며, 주요 인물들의 성징을 순수 우리말들을 통한 묘사는 정말 신기하기까지 하다. 소설을 읽는 질감이 아주 다르다. 임꺽정이 장래 아내를 백두산에서 만나는 장면은 첩첩산중 백두산이 눈앞에 그려지기도 하고, 또한  임꺽정과 천왕동이, 운총이등의 인물들의 끼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한편의 영화 같은 장면들을 떠올리게 한다.

 소설은 조선 팔도가 다 등장하고, 조선의 산과 들이 나온다. 그 산과 들 그리고 거기에 뿌리박고 사는 민중들이 바로 나라이고 주인인데... 지금도 그 민초들은 나라의 주인은 아닌것 같다. 이시대의 임꺽정들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중인가?

 군생활을 하면서 읽었던  소설, 그 때는 시간 때우려고 삼국지를 비롯해 대작 소설을 찾아서 읽었던 시절이다. 그때는 시대와 역사의식같은 것은 염두에 없이 읽었던것 같은데. 그저 굴곡의 시대를  통쾌하게 힘으로 관통하던 장사의 활약만이 그저 나역시 통쾌할 뿐이었다.

 왜 다시 들게 되었을까? 

이제는 그 이유를 곱씹으면서 소설을 읽는다. 꼭 이유를 곱씹으며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가지면서. 그리고 홍명희가 임꺽정을 쓰던 시대도 생각하면서 읽는다. 그래야 할 것 같아서...

그래도 역시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