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책장 정리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지겹도록 잡았다가 놓았다가 하면서 끝내 읽지 못한 책을 정리하고 있다. 2014년까지도 읽지 못하면 다시 쳐다보지 않겠다는 마음이 들지만 - 또 그러지도 못하겠지 - 아무튼 그렇게 정리하고 있다. 그러다가 책장 맨 위칸에 이 책이 떡 하니 놓여있는걸 발견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이 책을 만날 때마다 내 표정은 대략 설명하자면 이렇다. 한 4년 동안 같은 과였고 그래서 전공수업때마다 만났지만 조금은 대면대면했던 대학교 동창을 5년만에 만난 순간 내 표정이랄까. 한마디로 '도대체 널 어떤 표정으로 만나야 좋을지 모르겠다'라는 그런 마음. 올해는 제발. 이라는 심정으로 모아놓은 책들 제일 위로 이 책을 빼놓았다. 


포르투갈에서 이 책을 영화화 했다. 교수역에 제레미 아이언스라고 하는데, 오오 라고 감탄이 나오는 캐스팅~ 입니다. 아무튼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는 개봉했으면 좋겠고, 올해는 꼭 이 책을 다 읽었으면 좋겠다.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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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행을 떠나야겠다 - 리스본행 야간열차
    from 반짝이는 유리알 2014-06-03 21:46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영화제를 통해 상영했었다는 소식을 들은 나는 깜짝 놀랐다. '맙소사 그 영화가 개봉을 했었다니,'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이랬다. '이 책이 이야기가 영화로 옮겨지다니'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내게는 거의 애증에 가깝다. 지금까지 1권 100페이지 언저리까지를 몇번을 읽었는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는 왜 주인공이 갑자기 모든걸 버리고 리스본으로 떠났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는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하루 2014-03-04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유투브 영상이 안 걸리는지 모르겠다..
> 드디어 이유를 알았다!
 
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알던 애거서 크리스티가 아닌 온전한 새로운 소설가를 만나다. 어떻게 이런 인물이..라면서 넌더리를 내며 읽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넌더리를 내는 내 자신을 보게되더라. 어서 나머지도 번역이 되서 나와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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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그런 영화가 있다. 

 

처음 봤을 때는 잘 기억도 나지 않고 그렇구나 라고 생각이 드는데, 

시간이 갈 수록 선명해지고 살면서 문득문득 기억이 나는 그런 영화 말이다. 

 

내게는 이 영화가 그렇다. 

그 영화에서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이 장면이었다.

악보로 음악을 배우고, 긴장되서 제대로 연주하기도 힘들고 음악이 즐겁지 않은 소녀가

선생님 앞에서 보충수업(?)을 받는 장면인데, 

눈을 감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면을 상상하고 악기를 부는 

소녀의 표정이 그리고 선생님의 표정을 보면 '아 음악이 이런거구나' 싶다랄까.

아버지가 가장 좋아한다는 노을을 닮은 소녀의 머리카락이라. 


난 아직도 클라리넷을 들으면 이 소녀가, 소녀의 노을을 닮은 머리카락이, 

그 소녀의 표정이, 그리고 함께 기뻐하던 선생님의 표정이 떠오르곤 한다. 


다들 누구에게나 이런 영화가 하나쯤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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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6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기준은 이렇습니다. 정직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래야 하는 것처럼 나는 내 힘으로 벌어먹고 삽니다. 나는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해야만 하는 사실을 죄로 받아들이기는 거부합니다.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것을, 일을 잘 할 수 있는 것을 죄도 받아들이기는 거부합니다. 내가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잘 하는 것, 내 생산품이 내 이웃들의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고 더 많은 사람이 내 생산품을 사고자 하는 것 역시 죄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나는 내 능력에 대해, 내 성공에 대해, 내 돈에 대해 사죄하기를 거부합니다. 이런 내가 사악한 인간이라면 나를 벌하세요. 이런 내가 대중의 이익에 해를 끼치고 있다면 대중이 나를 파멸시키도록 놔두세요. 지금까지 말할 것이 내 원칙이고 나는 다른 원칙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사실 인류의 삶에 기여한 공은 당신들보다 내가 훨씬 더 크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타인을 위한 봉사를 내 삶의 이유로 삶지 않으니까요.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내 재산을 빼앗기고 내 삶이 파괴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니까요.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내 이익을 위해 일하죠. 나는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는 사람들을 경멸합니다. 나는 당신들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신들은 지금 공공선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요. 공공선은 인간을 제물로 바쳐서 이룰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한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곧 모든 인간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권리없는 존재들로 이루어진 대중은 파멸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pp.328-329)




아마 내가 [마천루]를 읽었을 때도 이런 문장들을 읽고 , '세상에'라고 감탄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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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1-07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관함에 담아두었던 책인데 읽어봐야겠어요. 인용하신 글, 제게도 좋아요.

하루 2014-01-08 13:10   좋아요 0 | URL
정말 좋아요. 엄청난 이야기지만 읽을만한 가치가 있어요 분명.
 
어찌해야하나요.

 

 

오늘은 학원 개강일이었다.

내가 하는 일은 - 그러니까 밥 벌어먹고 사는 일은 - 12월 마지막 날과 1월 첫 날이 가장 살 떨리는 날 중에 하나이다. 덕분에 12월 마지막 날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꼬리에 불 붙은 고양이 마냥 뛰어 다녔다. 그렇게 파닥파닥 뛰어다니다가 6시 반이 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회사를 뛰어 나왔다. 그렇다, 오늘은 학원 개강일이다. 회사 근처에 널린게 어학원이건만 원하는 작문 강의는 찾을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종로에 있는 학원으로 갔다. 8시에 시작하는 강의인데, 수업을 듣고 그 자리에서 영작을 해서 내면 첨삭을 다음시간에 대서 돌려준다고 한다.

아 그런데 이 강의 완전 뭔가 대학생 아가들이 많구나 라는 느낌? 내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 필통은 - 그렇다 무려 필통이었다. 사진으로 찍어오고 싶었다 - 키티였고, 대각선 자리에 앉은 여학생 필통은 조금 무난한 샬랄라 핑크였다. 그렇다, 이 강의는 학생들도 듣고 직장인도 듣는 그런 강의인 것이다. 셔츠에 후드 가디건을 입고, 청바지로 바지는 갈아입고 패딩을 입은 날 누가 직장인으로 봐줄지 문득 궁금해졌다. 아, 그나저나 나도 다음 시간에는 그 여학생들처럼 지우개를 준비해야겠다. 썼다가 옮기려니 시간이 좀 부족하다. 

왜 갑자기 학원이냐 하면, 뭔가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했다고나 할까. 2013년은 회사 프로젝트에만 너무 매몰되서 앞도 뒤도 보지 못하고 그냥 일에만 파뭍힌 느낌이었다면, 2014년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랄까. 덕분에 2014년 정초부터 자격증 시험 등록을 해놓고 스터디를 하고 있고, 첫 영업일부터 학원에 등록을 했다. 웃기기도 하지만 뭐. 그렇다는거다. 

그리고보니 아인 랜드의 [아틀라스]가 드디어 번역이 되서 나왔다. 절판되었다고 들었는데, 일전에 [마천루]를 읽고 감격했었으나 그 번역에 기가 막혀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나올 줄이야. 이 출판사에서 [마천루] 까지 다시 번역을 하는 모양이라 감격이랄까. 소식을 듣자마자 주문해서 읽고 있다. 2013년을 끝내기에 이 만한 책도 없고, 2014년을 시작하기에 이 만한 이야기도 없다. 아 탁월한 소식이었고 선택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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