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그리 풍족하게 책을 구입해 주지는 않으셨다. 내가 어렸을 때 로망으로 삼았던 별별 전집들은, 이를태면 과학전집이라던지 문학전집이라던지 혹은 위인전집까지도,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 나의 로망으로 남아있다. 그 전집이라는게 가진 사람들은 잘 안 읽는지 모르겠는데 난 그 전집들을 보고 있으면 황홀하기 까지 했었다. 다행히 옆집이나 다른 친구 집에는 전집이 적어도 한 질씩은 다들 있어서, 난 그게 참 신기했었다, 놀러가서 한권씩 야금야금 읽고 야금야금 빌려 읽고 했던 듯 하다. 아무튼,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책만큼은 부족하지 않게 구입해주마' 이런 집은 아니었다는거다. 그래서 아마 조금은 그런걸 부러워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오늘 그런 생각을 했다.

오늘 와우북 행사를 다녀왔는데, 참 아이들과 함꼐 나온 어머니와 아이들이 많더라. 아이들 손을 꼭 잡고 나와서 책을 고르는 부모를 보는건 많은 감정을 내게 항상 불러 일으킨다. 모든 부모가 저런건 아니지만, 이런 행사에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아이들의 책을 골라주는걸 보면 참 대단한 부모님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랄까. 저 아이는 알고 있을까 저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아니야 모를거 같은데 라는 그런 기분.

사실 난 어렸을 때 비교적 자유롭게(?) 자라서 인지 모르겠지만 부모가 아이들을 이런저런 행사에 데리고 다니면서 교육을 시키고 하는 일이 극성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라도 아이에게 더 많은 경험을 주고 싶고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은건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겠지만, 난 그렇게 자라지 않았고 그 자유로웠던 분위기 덕분에 꽤 즐거웠다고 생각해서인지, 여튼 조금은 복합적이고 묘한 기분이다. 조금은 부족하게 자라는게 아이에게 갈증을 키워준다는걸 믿는 타입이라고 해야하나. 물론 아이에게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그렇지 않겠지만 말이다.

아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와우북 행사였다.
음, 너무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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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꼼수다 21회가 올라왔다. 많은 이들이 이미 들었겠지만 이번 회는 박영선과 박원순 후보의 아바타 토론회 특집이었는데, 생각보다 심심하기도 했고 재미나기도 했고. 그동안 나왔던 양쪽 후보의 조중동이 제기하신 궁금증에 대한 이야기 답변이었는데 생각보다 도움이 되기도 하고. 10월 3일이니까 이제 바로 오늘 국민경선이니 결정은 바로 오늘이구나. 과연 어찌되려나 싶구나. 박원순 후보가 어찌되실지. 나는 꼼수다 출연진은 모두 경선장에 나온다고 하니 궁금한 사람들은 가봐야 되겠군.

2. 알랭 드 보통의 시간 전격 출간. 알랭 드 보통이 한국에 왔다더니 홍보차였구나.
그러면 그렇지 싶다랄까. [행복의 건축]이나 다시 읽어야겠다.

3. 일본 드라마를 많이 보고 있는데, 요즘 가장 재미나게 보고 또 보고 있는건 [굿럭]
기무라 타쿠야와 츠츠미 신이치가 주연한 드라마인데 파일럿, CA, 정비사 같은 비행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꽤나 재미나다. 사실 기무라 타쿠야가 출연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왠걸 이 드라마 정말 괜찮다. 일단 츠츠미 신이치의 놀라운 연기. 어떻게 이 사람이 [용의자X의 헌신]에 등장하신 그 분이란 말인가. 연기를 잘 하는건 알았지만 시간의 가극이 조금 있지만 세상에 놀랍습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 거기에 여 주인공이 시바사키 코우인데, 볼 때마다 연기는 참 개성있다고나 할까, 그런데 아무리봐도 미인형은 아닌데 참 신기하다 라는 기분? 요컨데 한국으로 하자면 배두나 라던지 공효진 같은 분위기랄까. 시바사키 코우는 드라마보다 영화와 노래로 먼저 알아서인지 역시 어색하다.

기무라 타쿠야 드라마 속 캐릭터를 뜯어보면 하나같이 직업적인 면을 보면 부러운 것 뿐이다. 왜냐하면 드라마 속 그의 캐릭터는 하나같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인물이어서랄까. 하나같이 이 일을 몸살나게 좋아하고 너무 사랑하는 그런 캐릭터 뿐이다. 레이서일 때도, 하키 선수일 때도, 기업가 일 떄도 그렇고 이번 파일럿일 떄도 그렇고. 보고 있는 내가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그리고 부러워질 정도로 드라마 속 그의 캐릭터는 자신이 하는 일을 너무 사랑한다. 그래서 조금은 부럽고 가끔은 질투가 난다. 아 그런 캐릭터들이라니.

4. 내일은, 오늘이구나 벌써 와우북에나 다녀와야겠다.
오늘 가려고 했는데 너무 추워서 급하게 포기. 내일은 마지막 날이니까 꼭 다녀와야지.

5. 10월의 일정

학원 수강 / 운동 등록
두 가지만 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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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증명 - 합본판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9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 해문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드라마 [로열 패밀리]의 원작으로 유명한 일본 드라마 [인간의 증명]은 한 권의 추리소설을 드라마와 한 작품이다. 한국 드라마상으로 이야기는 '로열 패밀리'의 일원이었으나 그 안에서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던 한 여인이 자신이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한 복수극(?)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이렇게 정리라면 드라마가 상당히 치졸해지고 내용이 없어 보이는데, 사실 스토리는 저 이야기가 전부이다. 그 여인이 어떻게 로열 패밀리의 일원이 되었는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 와중에 어떤 일이 있었고 그로 인해 지금 그녀는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는지. 간단한 저 스토리 한 줄 안에 이 모든 이야기들이 들어가있다. 그래서 읽었다 그 대단한 드라마의 - 난 진심으로 드라마를 인상적으로 보았다, 올해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원작이 되는 이야기는 어떨까라고 생각해서. 당연한거 아닌가?  

소설은 드라마와 많이 다르다. 유수한 가문의 일원이라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편을 두고 본인도 꽤 성공한 여인이 주인공이다. 사건은 드라마와 마찬가지고 일본에서 흑인 청년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추적하는 이야기가 연달아 등장한다. 그런데 문제는 저 성공한 여인이다. 성공한 여인에게는 아이들이 있고 남편이 있는데, 그녀의 사회적인 얼굴과 내면은 꽤나 다르다. 자식을 이용해 사회적으로 명망을 얻고 남편과의 관계도 사회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꽤나 우호적인 협력 관계라고 하는게 적절하다. 그녀의 아들이 우연히 일으킨 교통사고, 그 교통사고를 추적하는 형사들, 결국 그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키기 까지 한다. 모든 정황적인 증거는 있으나 물증이 없는 형사는 마지막으로 그녀가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이용해 자백을 유도한다. 과연 그녀는 자백을 할 것인가.

드라마와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소설에서 내가 기대했던 점은 원작의 완성도였다. 정확하게는 드라마 [로열 패밀리]에서 보여줬던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가, 무엇이 마지막까지 인간에게 놓을 수 없는 것인가라는 그 고민을 소설에서는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냐였다. 솔직히 소설은 그런 점에서는 낙제를 면할 수 없을 듯 하다. 소설에서는 묵직한 제목에 비해 제목에서 보여주길 바랬던 고민보다는 사건을 추적하는 일에만 가까워서 의미는 따라가지 못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주인공이 했던 모든 악한 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했던 선택이 과연 그가 '인간'이라는 증명이 될 것인가는 너무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드라마의 원작으로 읽어서 그런지 사실 실망을 더 많이 했던 작품. [인간의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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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11.09.30. 9월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이 노래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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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사랑 - My Rainy Day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토록 황홀한 OST라니, 영화의 기묘한 부족함을 채우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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