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증명 - 합본판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9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 해문출판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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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드라마 [로열 패밀리]의 원작으로 유명한 일본 드라마 [인간의 증명]은 한 권의 추리소설을 드라마와 한 작품이다. 한국 드라마상으로 이야기는 '로열 패밀리'의 일원이었으나 그 안에서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던 한 여인이 자신이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한 복수극(?)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이렇게 정리라면 드라마가 상당히 치졸해지고 내용이 없어 보이는데, 사실 스토리는 저 이야기가 전부이다. 그 여인이 어떻게 로열 패밀리의 일원이 되었는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 와중에 어떤 일이 있었고 그로 인해 지금 그녀는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는지. 간단한 저 스토리 한 줄 안에 이 모든 이야기들이 들어가있다. 그래서 읽었다 그 대단한 드라마의 - 난 진심으로 드라마를 인상적으로 보았다, 올해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원작이 되는 이야기는 어떨까라고 생각해서. 당연한거 아닌가?  

소설은 드라마와 많이 다르다. 유수한 가문의 일원이라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편을 두고 본인도 꽤 성공한 여인이 주인공이다. 사건은 드라마와 마찬가지고 일본에서 흑인 청년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추적하는 이야기가 연달아 등장한다. 그런데 문제는 저 성공한 여인이다. 성공한 여인에게는 아이들이 있고 남편이 있는데, 그녀의 사회적인 얼굴과 내면은 꽤나 다르다. 자식을 이용해 사회적으로 명망을 얻고 남편과의 관계도 사회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꽤나 우호적인 협력 관계라고 하는게 적절하다. 그녀의 아들이 우연히 일으킨 교통사고, 그 교통사고를 추적하는 형사들, 결국 그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키기 까지 한다. 모든 정황적인 증거는 있으나 물증이 없는 형사는 마지막으로 그녀가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이용해 자백을 유도한다. 과연 그녀는 자백을 할 것인가.

드라마와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소설에서 내가 기대했던 점은 원작의 완성도였다. 정확하게는 드라마 [로열 패밀리]에서 보여줬던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가, 무엇이 마지막까지 인간에게 놓을 수 없는 것인가라는 그 고민을 소설에서는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냐였다. 솔직히 소설은 그런 점에서는 낙제를 면할 수 없을 듯 하다. 소설에서는 묵직한 제목에 비해 제목에서 보여주길 바랬던 고민보다는 사건을 추적하는 일에만 가까워서 의미는 따라가지 못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주인공이 했던 모든 악한 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했던 선택이 과연 그가 '인간'이라는 증명이 될 것인가는 너무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드라마의 원작으로 읽어서 그런지 사실 실망을 더 많이 했던 작품. [인간의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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