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의 수학 콘서트
박경미 지음 / 동아시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쉽게 읽을 수 잇는 흔학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재미나고 깊이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을 사서 읽은 이래, 아니 책으로 책장이 들어차기 시작한 이래 책이 다시 나가 본 적은 거의 없다.  아니 아마도 없다, 라는 표현이 맞을거다. 적어도 빌려줬다가 분실된 책을 제외하고 내 의지로 내 책장에서 책을 들어내 본 기억은 없다. 이사를 다닐 때도 가장 먼저 책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이사짐을 푸를 때도 가장 먼저 정리를 시작했다. 이제는 좀 책을 덜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정말 덜어내고 있다. 



택배를 보낼 상자를 구하고 여의치가 않아 중고책을 보낼 수 있는 상자를 주문했다. 

일단 첫 상자를 보내고 그 다음 날 배달 된 중고 박스 2개에 책을 가득채워서 보내고 어제 밤에 또 한 상자를 보냈다.  결심한 이래로 매일 책을 골라내고 있는데, 평균적으로 한 상자가 나갈 때마다 책이 10~15권 사이를 채우고 있다. 한 상자가 8kg정도 나가는게 평균인데, 힘에 붙여서 동생에게 들어달라고 해서 야밤에 편의점에서 보내고 있다. 그리고보니 거의 매일매일 비슷한 야밤에 책을 추려서 집 앞 편의점에서 택배를 보내고 있는데, 알라딘 중고 택배상자를 보는 알바생 표정이 조금 오묘했다. 오늘도 비슷한 시간에 책을 보내러 가야 하는데 이러다가 알바생이 '매일 택배보내는 사람'으로 기억할 까봐 조금 무섭기까지.










알라딘 중고박스에 가득 채우면 15권 정도가 최대로 들어가고 무게는 8.5kg정도 나가는듯. 지금까지 2개를 써봤는데 환불까지 잘 되면 흡족할거 같다. 오늘 3개를 더 주문했다. 3개 주문하고 이 중고박스가 담겨지는 택배상자까지 하면 일단 상자가 4개까지 확보된다.



*


책에 경중이 있겠는가만(사실 당연한 말이지만 책에 경중은 있다)은 책을 담다가 덜어내는 책이 나오고 있다. '아 이 책 다시 한번 일어도 괜찮을거 같은데' 라던가 '아 그때 제대로 못 읽었었는데' 라던가. 이런 이유로 빼고, 저런 이유로 빼고 하면서 빠지는 책이 슬슬나오고 있다. 이런 식으로 빼다가는 얼마 못 덜어낼지도 모르는데, 마음이 독해야 하나.. 싶다. 


*


책을 덜어내는 날 보는 가족의 반응은 대체로 한가지. "잘 하고 있다"이다.

어제 아버지는 무려 책을 정리하는 날 보시더니 내일부터는 택배상자를 구해다 줄까라고 물어보신다. 괜찮다고 알아서 구해서 보낸다고 했는데, 상자 큰걸로 몇개 구해서 한번에 보내버리라고 하신다. 알아서 덜어내겠다고. 매일매일 추리고 있고 보내고 있다고했더니 알았다고 하신다. 아 가족들 열의가 나보다 더 높아서 큰일났다. 


지금까지 얼마나 덜어내고 싶었으면 저럴까 싶다. 


*


덕분에 개운하면서도 마음이 허한 매일매일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2-06-27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책장은 이제 군데군데 텅 비기까지 했어요. 하핫.

하루 2012-06-27 15:14   좋아요 0 | URL
전 아직도 기미가 안 보여요 ㅠㅠ

비로그인 2012-06-27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한게... 책 판 돈은 결국 책 사는데 쓰이더라구요 ( '')~
저는 이제 달리 팔 책도 없게 됐네요. 워낙 책을 잘 안 사기도 하지만~

하루 2012-06-27 21:22   좋아요 0 | URL
아 전 그 점은 중요한 원칙으로 정했어요.
책을 판 돈은 절대 책을 사는데만 쓰겠다고요 :)
으으, 책을 덜어내도 티가 아직도 티가 안나요.
오늘도 벌써 한상자 덜어냈는데도. ㅜㅡ
 
알라딘 매입 중고 가방 (구매금액 환불, 책 20권까지 포장 가능) 알라딘 중고 상품 포장팩 2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도 넉넉히 들어가고 (가득 채워봤는데 16권 8.5kg이 들어갔다) 포장도 튼튼해 보여서 굉장히 마음에 든다. 심지어 3개 이상 주문하면 넉넉한 택배박스에 담겨와서 그 박스마저 쓸 수 있다! 어찌 좋지 않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0자평] 연을 쫓는 아이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였다. 모르기는 몰라도 지금도 적지 않게 많은 이들이 읽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팟케스트에 등장한 이 책 이야기를 듣고 한 번 읽어보자고 생각했다. 베스트셀러야 고만고만 하지 않겠는가 생각해서였다. 이 책을 저녁 10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 새벽까지 계속 책을 다 읽고나서야 잠을 들 수 있었다. 분명 '좋은'책이라고 말할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알겠다 싶었다. 


[연을 쫓는 아이]는 상투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 소설이다. 마치 헐리우드 영화같다랄까. 어린 시절 저지른 죄를 가진 소년이, 이제는 그 죄가 사라졌다고 아니 잊혀졌다고 믿고 싶은 어른이 된 후에 결국 그 죄를 혹은 상처를 씻고 치유하기 위해 처음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이고, 어쩌면 구원을 받을지도 모르는 그런 이야기이다. 이 얼마나 상투적인가.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의 말대로 상투적이라는건 가장 효과적인 이야기 전달 방법이 아닌가.  가장 효과적인 이야기 전달 방법을 그리고 이야기 구조를 작가는 찾았고 사용했다. 


소설의 배경이 굉장히 독특하다. 이야기의 8할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설의 배경이 아프가니스탄이라니. 미국과의 전쟁으로만 각인된 저 멀리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나라가 아닌가. 소설 속 배경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왕이 통치하던 시기, 군부의 쿠데라, 러시아의 침공, 탈레반의 점령으로 이어지지는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의 근현대 역사 전체를 가로지른다. 다큐멘터리도 아니로 논픽션도 아닌데, 이 소설에서 드러나는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는 그 어느 기자의 르포보다도 힘이 있다. 어느 지도에도 있는지 모르는 그 나라의 근현대사가 그리고 그 속에 살아남은 이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이야기 속에 녹아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부유한 아버지,  바바의 아들로 태어난 아미르와 그 집의 하인으로 일하는 이의 아이인 하산이 주인공이다. 바바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항상 자신을 자책하는 아미르와 그런 아미르를 충실하게 따르고 믿는 하산은 이런 집안에서 태어난 신분이 다른 두 아이들의 전형적인 이야기를 따른다. 하산의 맹목적인 충성, 그를 친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미르의 죄책감, 하산에 대한 아버지의 과도한 애정. 하산이 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아미르는 목격하게 되지만 아미르는 바바의 인정을 받기 위해 그를 외면하고, 그 외면은 고스란히 자신에게 다시 죄책감으로 돌아온다. 항상 그렇듯 아이들은 어른보다 잔인하다. 자신의 선택에서 받는 죄책감을 벗어나기 위해 그는 하산을 바바와 자신의 곁에서 내보내기로 결심하고 실행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미르가 하산을 떠나보내기로 결심을 하는 장면까지 나는 아미르의 잔인함에 속을 부글거리며 책을 읽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름으로 혹은 그때는 어려서 잘 모른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그들의 행동에 추궁을 당하지 않지만, 그들은 필요하다면 때로 어른 보다도 잔인하다. 이언 맥큐언의 [속죄] 에서도 그러했고, [연을 쫓는 아이]도 그러했다. 모든걸 알았고 예상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아이들은 명백하게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다. 자신의 필요를 위해. 아무튼 내가 이 글을 왜 읽고 있어야 하는지 모를만큼 속을 부글거리며, 아미르의 비열함에 속을 부글거리며 책을 읽어야했다. 그 아이들이 하는 변명은 으래 하나이지 않은가. 그렇게 될 줄은 몰랐다 혹은 난 그 이후로 항상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이 어디 있는가. 죄책감에 시달려도, 그 일의 피해자보다 더 시달릴 것인가. 


하지만 그 부글거림을 참고 책을 마지막 까지 읽은 보람은 분명 있었다 .아미르와 바바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 자신처럼 비밀을 가진 여인과 아미르가 결혼을 하고, 시간이 적당히 흘러 생활이 안정이 되었을 즈음 다시 하산을 찾아나서게 되는 아미르의 모습은 그야말로 어린 시절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미를 보게 된 것이다.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확실하지도 않은 그 어린 시절의 잘못을 되잡기 위해 그를 그리고 그의 아들을 찾아나서게 되는 모습은 한국의 감정으로 표현하자면 짠하게 다가온다. 


아미르에 대한 내 안의 부글거림이 소설 어딘가에서 부터 사라졌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어느 순간, 아니 하산을 찾기 위해 자신의 과거와 화해를 위해 다시 아프가니스칸으로 돌아가는 아미르를 만나는 순간이었을지도 모르고. 그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의 과거와 맞닥드렸던 그 순간부터였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미르가 하산에게 한 행위가 사라지지도 않고 지워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야기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게 아닐거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전쟁 - 공식적으로 미국은 종전을 선언했지만- 이 진행되는 나라, 그 전쟁이전에 이미 전쟁보다 더 오래된 아픔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 그 나라에서 살았던 사람들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쉽게 치유와 용서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는 없다. 


그래도 어쩌면 서로에게 상처와 아픔으로 기억되는 인연이 어느 순간 용서와 치유의 인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말해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소설은 말하는게 아닐까? 


용서는 화려만 깨달음이 아니라 고통이 자기 물건들을 챙기고 한밤중에 예고없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p.5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사람의 평생을 관통하는 고통과 용서로 이어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소설 속에 드러나는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상처와 아픔으로 기억되는 인연
    from 반짝이는 유리알 2012-06-25 12:49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였다. 모르기는 몰라도 지금도 적지 않게 많은 이들이 읽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팟케스트에 등장한 이 책 이야기를 듣고 한 번 읽어보자고 생각했다. 베스트셀러야 고만고만 하지 않겠는가 생각해서였다. 이 책을 저녁 10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 새벽까지 계속 책을 다 읽고나서야 잠을 들 수 있었다. 분명 '좋은'책이라고 말할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알겠다 싶었다. [연을 쫓는 아이]는 상투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