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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의 여름 휴가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오유리 옮김 / 양철북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문득 나의 유년시절에 감사하다.
어린시절 허수아비는 수수밭에서도 있었고..노오랗게 익어가는 벼논에도 있었다..
아버지의 낡은 샤스를 걸쳐 입고 밀집 모자를 눌러 쓰고서 그렇게 팔 활짝 펴고 새들을 맞이하며 너른 벌판을 지키고 서 있었다..허수아비는 그 너른 들판에 서서 무슨 꿈을 꾸었을까??추수가 끝나고나면 헛간에 들여놔 주길 꿈꾸지는 않았을까?
지친 팔을 내려놓기 위해 긴 휴가를 꿈꾸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보며 허수아비를 그려 볼수 있었던 것은 자연과 접하며 살었던 내 유년시절이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라이언 선생님을 읽고............어릴 적 나는 언니가 아빠 곁에 바짝 다가서며 살짝 말하던 그 말을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기억한다..
"아빠 육십만 원만 주세요.. "
아빠는 깜짝 놀라 물으셨고 언니는 쌍꺼풀 수술을 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렇게 한참을 아빠와 둘이서 얘기하더니 언니는 또 그 후로도 몇 번 더 쌍꺼풀 노래를
불렀었지만 지금까지도 안 하고 그 고운 눈으로 잘 지낸다..
에리도 쌍꺼풀 수술을 하고 싶어 하는 우리시대의 딸이다..
하지만 아빠의 의견을 들어주고 풀로 쌍꺼풀을 만들어 유스케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도 하지만 속은 꽉 찬 우리의 젊은이다..
슈지는 아빠의 실직으로 인해 참고 노력만 하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살았지만 아빠의 실직을 보며 모든 꿈을 정지시키듯이 무너져 버린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학교엘 가는 것은 이젠 되었다며 자퇴를 결정하는데..너무나 쉽게 꿈을 접어버린 슈지를 보며 아쉬웠다..
슈지아빠처럼 실직한 가장에게 수고했단 말 한마디도 없지만, 젊은 날의 선생님에게 그것도 치매에 걸린 옛 스승에게 진심인지도 모를 수고하셨다는 이야기를 듣는 가장의 비애..오늘날 가장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고 한다..하지만 가장이길 먼저 포기하고 부모를 공경하는 맘을 먼저 버렸던 게 지금 우리들이 아니었던가 반성해본다. 가장이 실직을 하면 등붙일 곳이 없다는 이 현실의 답답함에 가슴이 시리다..
라이언 선생님이란 별명에 맞게 사자머리로 교편을 잡기 시작해서 첫 발령지에서 만난 제자와 결혼을 한 아내가 죽고 대머리가 되어도 라이언 머리를 고집하게 된 유스케..벗어던지고 나면 그렇게 홀가분하고 편한 것을..더 빛나고 밝은 표정의 유스케가 서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그걸 드러내지 못한 채 그렇게 가발속에 감추어야 했듯이 우리네의 삶이 꼭 드러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드러내듯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썩어문드러져도 말 못하는 가장이라는 멍에..
가발이라는 것을 가볍게 던져버리지 못하는것처럼 가장이라는 멍에도 쉽게 벗어놓을수 없는 것이다.
/허수아비의 여름휴가를 읽고..........삶의 중앙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나이가 3,40대라고 생각했었다.그러다가 살아가면서 갑작스런 죽음을 보면서 꼭 그런것만은 아니구나!라고다시 고쳐 생각하게 되었다.허수아비의 여름휴가는 친구의 37년 세월의 몸이 한줌 재로 남은 유골을 스포츠 가방에 담아 무릎위에 얹고 어릴적 친구들과 함께 어릴적 고향이 댐이 되어 물속에 고스란히 잠겨버린 고향으로 향한다.사람이 살아갈때는 모든것을 다 누리고 다 가지며 움켜쥐어야만 잘 산다고 생각하며 뒤 돌아볼 여유도 없이 아둥바둥 살아가도 죽으면 한줌 재로 남는것을..
다바타 씨도 팔사적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했던 거겠지,생각한다.고개 하나 까딱할수 없는 허수아비가 걷고 싶고 또 걷고 싶어서, 눈앞에 있는 새와 짐승을 쫓아버리고 싶어서, 수확한 벼를 이삭 한 알 이라도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그렇게 속을 태우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page244
여기서도 실직 가장의 정체성 찾기로 어린아이가 희생이 되고 온몸으로 감당하며 아들을 채직질하며 자신을 채직질하는 집착을 엿볼수 있다..아이들이 한창 필요로 할때는 회사에서 자기가 없으면 회사가 부도라도 날것 처럼 무너지기라도 할것 처럼 충성하며 살다가 회사가 어려워지고 부도가 나면 그 충성된 직원인 가장은 어디에 가서 서야 하나!!가정에서의 위치조차 불분명한 것이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족은 서로 사랑하며 보듬어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