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황이 행복동 집에서의 마지막 날과 비슷했다.
지섭이 밥에 국을 말았고 어머니는 군 쇠고기를 손님의 밥그릇에 넣어 주었다.
냄새를 풍기는 게 겁이 나 조금 구웠다고 어머니는 말했다.
어미니가 고기를 굽는 동안 더러운 동네의 꼬마들은 놀다가 서서 냄새를 맡았다.
지섭이 고기를 집어 영호의 밥그릇으로 옮겼다.
영호의 손이 그것을 막다가 놓았다. 좁은 마루에 앉아 있던 영희가 부엌으로 가 숭늉을 떠왔다.그 얼굴이 푸석했다.
계속 조업공장에 나가는 아이들이 모두 그렇듯이 영희도 일하고 잠자는 시간이 매주 달랐다.
아버지가 그렇게 사랑한 막내가 숭늉 그릇을 들고 서 있고, 나는 그애 얼굴 뒤로 펼쳐진 공장 지대의 어두운 밤하늘을 보았다.
아비지는 싫다는 영희를 자꾸 업어주려고 했었다.-2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