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구판절판


저는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만, 그리하여 슬퍼지고 말았습니다.
책을 덮고, 살아온 모든 생애의 힘을 다해서 오래도록 움켜쥐고
있었던 손을 폈습니다.
내가 움켜진 많은 것들..
결혼에 대한 집착, 행복한 가정에 대한 집착. 돈에 대한 집착.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집착,
심지어 도덕적으로 옳고 착하기 까지 해야 한다는 그 끔찍한 집착까지!
그러고 나자 마지막으로 억울하고 가련한 희생자가 되고 싶은
저의 교활한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놀라운 일이었지요.
그것은 제가 그토록 경원하던 무책임한 삶의 다른 이름이었으니까요.
제 온 몸에서 푸릇 푸릇한 녹즙들이 흘러내리는 것만 같았던 나날이었습니다.-100쪽

신이 저를 사랑하시고 제가 진실에 가까이 근접하기를 원하셨다면
고만고만한 행복에 제가 머무르도록 허락하셨을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완전을 향해 나아가고자 할 때,
불완전한만큼 더 큰 동력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래오래 앓았고
그러나 이제는 회복기에 들어선 환자처럼 담담하고 맑아지고 있습니다.
씩씩해지고 많이 웃을 수 있습니다.
가끔 달리기도 하고
아이들과 자전거도 탑니다.
J,이렇게 말해도 된다면 말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은총이었습니다.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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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6-3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모든 것이 은총이었습니다.

치유 2006-06-30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 쫘악 쫘악에서..
다른님들의 밑줄과 겹치지 않으려고 ㅋㅋㅋ한참 더 밑줄을 읽어 봐야 했어요..
공지영!!그녀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것 같아서 싫어 지려 해요..ㅋㅋㅋ

전호인 2006-06-30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들 읽는 책인가 봅니다.
함 읽어봐얄 것 같은 느낌이 팍!
오는데여.......

치유 2006-06-3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인님..네 사모님께 사다 드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