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매섭게 불던날...
집배원 아저씨로부터 달력 한뭉치를 받아들었다..
그것도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내 이름 앞으로 해서 배달된...
그것으로 인해 편지를 보내는 즐거움과 답장을 기다리는 즐거움을 동시에 배워 버린 초등학교 삼학년 겨울이 지나고
있었다.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달력속에는 멋지게 휘갈겨쓴 듯한 긴 편지 한장이 있었다..
그리고 새해에는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동화속 나라 달력이 내 방 한켠에 일년이 넘도록 걸려 있게 되었다.
참 좋아했던 기억이다..

그리고 사학년이 된 어느날...
선생님께서는 자기반도 아닌 나에게 비가 내리는데 선생님댁에 가서 체육복을 받아오라고 하셨다..
물론 우리반 선생님께는 양해를 구하시던 모습도 생각나고..
그런데,,,,,
이게 웬 반항??????????????
"안 가겠어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빈말이었다..
내가 선생님 말씀이라면 얼마나 잘듣ㄴㅡㄴ데..
그리고 선생님 반이 안된게 얼마나 속상했었는데...
엉겹결에 그 속상한 맘이 튀어나와 반항으로 이어졌던것이다..
으악~~~~~~~~~~!
나 죽었다..젤 무섭다고 소문난 선생님이신데..나라고 봐줄리가 없지 않는가............
이미 후회해도 소용없는일....
갑자기 따귀한대가 날아왔다..
태어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것도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다는듯....
난 생전 처음 선생님으로부터 뺨 한대 얻어맞고 하루종일 부어 있었고..하교길에는 달래주셨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말씀 못드렸다..
반항이었다고....
좋아하는 선생님반도 아닌데 나에게 왜 심부름을 시키냐고 불만 왕창 터뜨린 크나큰 반항 이었음을...
물론 알고 계셨으리라..

지금도 생각해보면 죄송하고...
내가 왜 그렇게 갑자기 다소곳하게 시키는데로 안가고 버티고 앉아서 싫다고 했던지....

우리 선생님을 만나뵈면 꼭 사과드리고 싶다...
하늘같던 선생님을 어찌 거역할수가 있었던지...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나는 아마 그때 간댕이가 바윗덩어리만 했던게 아닌가 싶다...(이뻐해 주신다는걸 무기로 하고서...)

오늘 문득 선생님께서 부르시던 다정한 목소리가 그립다.
선생님 한번 뵐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구만!!

기억 저편으로 왼쪽뺨이 아파오고, 오른쪽 뺨이 붉어오는
아련하고도 참으로 질긴 추억이 되어버린...그 간댕이 부었던 시간!!!
최...정...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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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5-05-19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 좋아했던 선생님이이셨는데.. 그때 유일하게 반항할수있는게 안해요~ 이거죠 그래도 많이 아프셨겠당... 그래도 지금은 좋은추억으로 되신거죠?^^

조선인 2005-05-1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스승의 날이 지나가버렸군요.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야겠어요.

치유 2005-05-1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실비님..그래요..
이런 일이 없었다면 아마 선생님을 이렇게 그리워하지 않았을찌도..모를일이지요..
조선인님..반갑습니다..스승의 날이 후다닥 지나가 버렸어요..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