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위층에는 다섯살 날 공주와 곧 두 번째 생일을 맞이할  걷다 못해 뛰기 시작한 왕자님을 모시고 사는 집이다. 

아이들 키우는 때에야 다 저러는 거야..하며 이해하며 살려고 엄청나게 참으려고 애쓰고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왜냐하면 앞동에 친정이 있어서 친정집에서 한 일년을 갓난아이 키운다고 애쓰면서도 사고로 힘들어 하시는 부모님 모시는 맏딸 노릇까지 하느라고 집에는 거의 오지 않고 우편물이나 가끔 수거하러 온 정도였으니 이사오고 한 일년은 그야말로 조용한 집 그자체였다.  

그런데 지난 해 이맘때쯤부터 집으로 돌아와서 살림을 시작하고 부터는 낮에는 여전히 친정집에서 부모 수발들고 친정살림해 주느라고 비워두니 조용하다가 늦은 밤만 되면 집으로 와서 수돗물 콸콸 틀어 일하느라 안방에 누워있으면 한밤중에 물소리 요란하기 시작해서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소리 자동차 굴리는 소리 뭔가 두드리는 소리...정말 머리가 윙윙거릴때가 많아져버렸다. 

 드디어 오늘 아이들 아빠가 폭발하기 전까지 갔다. 월욜날 새벽일찍 나가야 하는것도 부담스러운데 윗집에서 요란스럽게 온갖 소리를 다 내고 있으니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잘수가 없어 한참을 듣고 있더니..도저히 안되겠던지 벌떡 일어나 "아..정말 너무하네..아이들 주의를 전혀 안주나봐??열두시가 넘었는데??" 그러곤 다시 눕는다.  

눕는 것과 동시에 더 큰 소리가 들려와서 깜짝놀라 다시 일어나며 "가서 얘기좀 할까?? " 한다. "애들 키울땐 다그래 .. 참고 그냥 자.." "애들 어릴땐 하긴 다 그러지??" 라며 다시 누워 눈을 감는다. 괜히 내가 조마조마 해진다. 이 남자 조용한 성격에 올라가서 정말 조용히좀 해 달라고 하면 어쩌나..하고...그럼 애기엄마가 이 밤중에 얼마나 놀래겠어..속으로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벌떡 일어난다.  

뚜벅뚜벅 나가더니 현관으로 나가 신발을 신으려 하는게 아닌가.. 난 깜짝 놀라서 "제발 참아..내가 낼 알아듣게 얘기해볼께..." 라며 말려서 다시 방으로 들여보내고 난 거실에 앉아있으니 소리가 조금은 작게 들린다. 안방에서 아이들이 놀았던 모양이다. 

 지금은 애들  소리는 조용해진 상태다..층간소음은 가끔 정말 심각하게 머리아플때가 있지만, 층간 방음 장치 확실하게 잘된 좋은 집으로 이사가려면 돈부터 모을수밖에 별 도리가 없음에 안타깝다. 나도 연금식 복권이나 사볼까??  티비에서 연금식 복권 없어서 못 판다는 소리를 들은것 같아서 혼자 중얼 중얼....복권당첨되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맘으로 사는 사람들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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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11-09-05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너무 빨리 늙고있나 보다.
이삼십분만 모니터를 봐도 빙글 빙글 어지러우니..
오랫만에 잠자는것 잊고, 정겨운 내 이웃 서재들 한바퀴 돌아보려고 했드니만은;;;;;;;;

순오기 2011-09-08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한번쯤은 말해야 위층에서도 늦은 시간엔 조심할 거 같아요.
그냥 참아주면 아래층에서 그렇게까지 불편을 겪는 줄 모르니까요.
그리고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도 갖게 되니까 앞으로 살면서도 위층 부모나 아이들에게도 좋지 않을까요? 무조건 참아주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싶어요~ 물론 좋은 말로 해줘야겠지만요.^^

같은하늘 2011-10-01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사온지 얼마 안되었는데 아들만 둘인지라 정말 조심 시키고 있어요.
근데 그게 맘데로 안되어 아래층에 죄송할 따름이지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죄송하다 인사드렸는데, 아이들 키울땐 다 그렇다고 이해해 주시더라구요. 조용히 살짝 얘기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런거 모르는 사람도 가끔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