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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는 종다리 - 청년사 저학년 문고 02
이상권 지음, 김호민 그림 / 청년사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예전에는 새소리를 참 많이 들을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시골집에 가도 새소리를 자주 듣지 못한듯하다.
머리위로 날아올라 지비배배하던 제비도 본지가 오래 되었고..종달새도 언제 보았던가 생각도 안 나고..
돌아오는 봄에는 시댁 처마끝에 제비가 찾아오는지 한번 살펴봐야겠다.
이 책에선 할머니의 옛 이야기를 듣는데 할머니의 옛이야기는 언제들어도 구수하며 재미나다.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어제와 오늘이 다르니...내게는 할머니가 안 계셨다..
그래서 할머니의 정겨움이 무엇이지 모른다.그리고 그 애틋함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내가 느끼는 할머니의 정이나 그리움은 없지만 울 아이들은 할머니에 대한 정이 어떨까??
하긴 큰아이가 어릴적 관절염이 있으신데도 아이를 업고 환하게 웃으시며 좋아라 하시던
시엄마의 얼굴이 난 지금도 참 고맙고 감사하다.
그러나 울 아이들 지금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나 옛이야기를 들으며 조곤 조곤 이야기 나눌 시간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생각하니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너무 시간을 안주고 허덕이며
달려온 시간들이 오롯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 하나쯤은 꼭 만들어 줘야지..
나름대로 있겠지만 말이다. 이 할머니의 이야기는 짧지만 우리들이 엄마 팔베고 누워 잠들기 전에 한번씩
듣고 자던 그 짧으면서도 재미나던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넘 짧으니 또 해달라고 조르고..
솔개에게서 뱀을 구해주니 그 뱀이 종다리 알을 먹어치운 이야기는 할머니의 미안함 맘이 그대로 담겨
있는 이야기이기에 더 우습기도 하고 재미나다..그 미안한 맘에 종다리가 지저귀때마다 자기에게 욕하는
소리로 들으며 종알종알 욕해도 미소로 묵묵히 들으니..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적 있었다.
집 지키는 구렁이가 있단 이야기. 그런데 정말 이 할머니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이 중에 또 재미난 이야기 하나는 까치밥 이야기다.
감을 따면 까치밥을 남겨둬야 까치도 한겨울에 먹고 살텐데 왜 그것까지도 욕심을 부리며 다 따려다가
떨어지는지..참.. 서울 그 양반 욕심부리다가 감만 실컷 따 주고 가버렸잖아??후하하하..
무엇이든 나누어 먹을줄 아는 시골 인심을 몰라보고..그냥 따가라고 하는데도 까치밥 몇개조차도
왜 못 남기냐구..호박엿먹고 이빠진 이야기도 재미나고 꿩 저만 춥지도 재미나다.
우리의 옛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나지만 겨울밤 뜨뜻한 아랫목에 누워 이불속에 푹 들어가 들으면
정말 좋다..하긴 이야기를 듣고 나면 화장실 갈 일이 항상 문제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