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 명절을 지내서 시골로 내려가는 길은 일요일 새벽 6시 전이었다. 열심히 자다 억지로 깨워져 옷을 갈아입..지 않고 입고 자던 내복 위에 겉옷을 더 입고 바로 차에서 이어 잠을 자던 정성이는 눈떠보니 시골이더라, 는 광고속의 워프를 경험했다.
2. 시골집엔 시어머니와 조카 셋이 있다. 방학이라 애들 학교갈 일도 없고 그래서 시어머니는 부엌의 온수 보일러를 잠궈 두시고 바로 옆 화장실의 온수를 받아서 부엌살림을 하셨단다.
아무래도 설겆이 거리도 많고 또 서울며느리(=무스탕)도 왔고 하니 보일러를 돌려야 겠다 하시며 보일러실로 가시더니 보일러가 안돈다고 그냥 들어오신다. 신랑이 가보니 보일러가 얼어 터졌단다. 아.. 이를 어째.. ㅠㅠ
그래서 부엌에선 아쉬운대로 물을 끓이는 일명 '돼지꼬리히터'로 물을 데워 쓰고 화장실에서 온수를 받아 오기도 하고 그랬지만 대부분의 설겆이를 찬물로 해치워야 했다.
3. 설 다음날은 무스탕 엄니의 생신. 무슨 일이 있어도 다음날 올라와야 한다.
이번에도 새벽 5시에 강재로 깨워진 정성인 옷 위에 옷을 더 입고 차에서 잠을 이어 자다 집 앞에서 눈을 뜨는 워프를 경험했.. 어야 하는데,
차가 이상하다. 밟아도 RPM만 올라가고 속력이 안난다. 천안까진 음? -_-a 하는 정도로 달렸다면 천안부턴 왜이래? @_@ 로 달리다 경기도 들어서선 계속 부앙부앙~ 거리고 속도가 100도 안나오고 점점 떨어진다.
억지로 달리다 이러다 차가 터질것 같아 영동고속도로 광교터널 들어가기 전 갓길에 차를 세웠다.
4. 잠시 시동을 껐다가 다시 시동을 걸고 달려보려니 차가 안나간다. 오마이가뜨~
하는수 없이 붉은 삼각 위험 표지판을 차량 뒷쪽에 세워두고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견인차량을 요청했다. 30분쯤 후에 견인차가 와서 우리차를 달랑 들어 메달고 출발..
집 앞에 세워 애들을 먼저 들여 보내고 차는 바로 공업사로 송치(?)시켰다. 다행히 공업사에 접수받는 직원분이 계셨고 내일 차를 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하신다.
신랑이랑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와서 엄마네서 아침을 먹었다.
5. 다음날 연락받은 차량의 고장은 40만원가량의 수리비를 요구했고ㅠㅠ 타이어까지 교환해서 63만원의 거금을 연초부터 차에 발라주셨다.
열심히 벌어 수리비 메꿔야지, 싶은 1월 끝자락이다.
6. 지난주에 정성이 중학교 배정을 통지를 받았다. 다행히 1지망 학교로 배정됐다.
1지망 학교는 H중학교로 지성이가 졸업한 학교다. 내겐 낯설지 않은 곳이라 애보다 엄마가 더 안심했다. ㅎㅎ
배정통지서를 받기 전날 정성이가 교복을 어떻게 할거냐 묻기에 H중학교로 배정되면 형아 입던 교복을 입으면 되고 2지망인 G중학교로 배정되면 새로 사주겠다 놀려대니 정성이 난리도 아니다. ㅋㅋ
아무리 그래도 체육복은 안사줄거다. 형아꺼 입어라!
7. 어제 꿈에서도 생각지 않았던 분한테 전화를 받았다.
작년에 이력서를 냈던 곳의 이사님이신데, 전에 다니던 회사의 서울지부장으로 계시다 새로 만든 회사의 이사로 자리를 옮기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력서를 내러 가던날도 마주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고 면접날도 잠깐 스치며 '열심히 해' 격려를 해 주시던 분이신데 내가 미역국을 마신게 영 신경 쓰이셨던지 계약직으로 다닐 생각이 없냐신다.
여상을 졸업했으니 회계를 조금 알것 아니냐며 회계를 해보란다. 어이구.. 졸업한지 20년도 훨씬 지났고 그동안 회계쪽 일은 해본적도 없어서 자신없다 그러니 요즘은 다 전산으로 처리하니 공부 조금만 하면 될거라 의견을 접지 않으신다.
곤란해..;;;
8. 본인에게 연락을 받았다는 말을 하지말고 실무진이랑 다시 이야기 해 보라 하시는데.. 후아~~
내가 하던 일이랑은 전혀 다른 일이고, 계약직으로 다닐것 같으면 솔직히 서울까지 출근하지 않더라도 수원에서도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다고요 ㅠㅠ
생각해 주신건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송충이는 솔잎만을 먹겠습니다.
9. 이번 겨울들어 2kg 이상 살이 쪘다. 기분 좋을땐 3kg 이상 늘어나기도 한다. 아, 이러면 안 돼!!!
난 애를 낳고 살이 빠진 경우인데 지금 결혼할때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이러다 어떻게 될지 며느리도 모르는 일.
지금보다 2~3kg 정도 더 늘어도 괜찮다고 신랑은 말하지만 그러면 내가 힘들다는 말씀.
10. 난순이 하나가 또 꽃대를 올렸다. 울 엄니는 왜 이렇게 추운날에 꽃을 피우는지 모르겠다 하신다.
여섯개의 난 화분들중 이 녀석은 지금 나의 애정을 듬뿍 받고 보살핌을 받고 겨울을 나고 있다.
곧 꽃이 피면 사진 찍어 주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