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뚱보 맛 좀 볼래? 난 책읽기가 좋아
모카 글, 아나이스 보젤라드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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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발음만으로도 뭔가 부풀어 오른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이름을 지닌 폴, 짐 같은 날씬하고 길쭉한 이름이 부러운 아이.

그에겐 미카엘이라는 친구가 있지만 별로 진실해 보이진 않는다. 그저 앙리의 주머니 속의 초콜렛이나 캬라멜을 노리는 그런 녀석이다. 앙리가 친구들에게 큰 몸집으로 놀림을 당할 때 그 아이가 그 놀림의 무리 속에 숨어있음을 앙리는 안다. 다만 그가 유일한 말 벗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를 옆에 두는 것이다.

앙리가 부푼 자신의 몸으로 절망하고 있을 때 그에게 마르탱 삼촌이 나타난다. 그는 앙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시켜 준다. 큰 몸집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오히려 큰 몸집이 꼭 필요한 그런 세계를. 마르탱 삼촌이 앙리를 데려가 준 곳은 바로 스모경기장이었다.

앙리는 낯선 광경에 어리둥절하지만 곧 스모를 이해하게 되고 스모 선수들을 동경하게 된다. 스모 경기를 설명하면서 마르탱 삼촌은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기 보다는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을 지키고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 후 앙리는 학교에서 자신을 놀리던 아이들에게 당당히 맞선다. 스모자세를 취하고 자신을 놀리던 아이를 제압한다. 앙리의 느닷없는 행동에 아이들은 놀라지만 곧 그의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그에게 긍정적인 관심을 갖게 된다. 앙리가 마음 속으로 좋아하던 오렐리에게 생일 초대까지 받게 되고 미카엘과도 마음의 앙금을 털게 된다.

이 책은 자신의 단점을 단점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것을 장점으로 변화시킬 계기를 마련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하나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일깨워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엄마의 역할이다. 앙리의 엄마는 아주 낙천적이며 또 자상하고 사려 깊은 엄마이다. 뚱뚱하다고 고민하는 아들에게 그렇지 않다고 얘기해 주고 더 나아가 함께 다이어트를 같이 해주는 적극적인 엄마이다. 하지만 다이어트에 실패하자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찾는다. 바로 또 다른 현명한 조언가를 구한 것이다.

언제나 소리치지 않고 끝까지 앙리의 이야기를 들어 줄줄 아는 참을성 많고 현명한 엄마는 아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결국 해결책을 마련해 준다.

무언가를 스스로 해결해야 할 때가 있지만 때로는 든든한 후훤자가 옆을 지키고 길을 제시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자기자신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을 다듬고 올바른 방향을 향하도록 교정을 해 주고 있는 이 책은 또 엄마에게는 자식을 향한 엄마의 시선의 방향도 함께 제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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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덩덩 새 선비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0
한유민 그림, 이경혜 글 / 보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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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번주의 아이 도서 대여 책 중 하나네요. 보림의 옛이야기는 그림도 좋고 구전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고 또 재미있게 표현되기 때문에 이 책을 보기도 전에 점수를 줬습니다.

알로 인해 잉태되고 태어난 구렁이 아기. 그 아기가 자라 구렁이 신랑이 되고 그 신랑과 결혼을 하는 여인. 구렁이 신랑의 사람으로의 변신. 떠남과 헤어짐. 만남의 노력. 지혜로운 해결. 여러가지 흥미로운 옛이야기로서의 요소를 갖춘 책입니다.

구렁이 신랑의 탄생 배경과 그의 변신도 흥미롭지만 그것은 이야기의 시작일 뿐입니다. 정작 이야기는 구렁이 신랑보다는 그의 부인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구렁이의 남다름을 알아 본 이 여인은 그와의 혼례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구렁이의 범상치 않음을 꿰뚫어 보는 눈이 그녀에겐 있었던 것이지요.

과연 구렁이는 여느 구렁이가 아니라 천상의 사람이었습니다. 여인의 혜안은 그의 가치를 알아보았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야기는 이제 다시 시작합니다. 이별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지요.

두 언니의 시샘으로 여인은 아름다운 신랑과 이별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별과 시련은 여인에게는 오히려 도전과 개척의 요소가 됩니다. 여인은 한걸음씩 서두르지 않고 선비를 향해 갑니다. 여인의 간절한 마음을 아는 듯 그녀가 가는 곳에는 항상 조력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얻는 도움이 아닙니다. 스스로 노력하고 얻는 도움들입니다.

여인은 결국 선비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 마지막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에게 이미 다른 새 신부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이 혜안의 여인은 이번 시련도 지혜로 해결합니다.

결국 그들은 처음의 인연대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됩니다.

어떤 상황에도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려 했던 이 여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만이 아닌 훌륭한 본보기가 되어 줍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그림과 결말이 궁금하여 이야기를 지루한 줄 모르고 따라가게 되는 그런 책입니다. 

동화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어느 나라에서나 비슷한 요소를 지니게 되나 봅니다.  구렁이와 세 딸의 이야기는 <미녀와 야수>와 너무도 비슷지요. 콩쥐 팥쥐는 신데렐라 이야기와 비슷하구요. 좀 더 확장해서 생각해 보며 장화홍련은 헨델과 그레텔과 심청전은 인어공주와 비슷하다고 하다면 너무 큰 비약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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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접시를 돌린다.

뾰족한 대롱 끝에서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는 접시 네 개.

하나만 너무 오래 돌려도 안 된다.

나머지 접시들이 요동치지 않도록.

나는 매일 접시를 돌린다.

 

규형이를 쓰다듬으면 규림이가 샘을 낸다. 아이들만 쓰다듬고 있으면 남편이 샘을 낸다. 아이들과 남편을 다독이다 보면 내가 샘을 낸다. 중심과 평형이 중요한 접시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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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07-30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평형 항상 잊지 마시기를, 가족들을 위하여 접시를 돌리시는 님의 노력, 보기 참 좋습니다.

미누리 2004-07-30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아직도 가끔씩 접시를 떨어뜨리곤 합니다. 얼마나 되야 숙달된 솜씨을 갖게 될지... 접시들이 제 힘으로 스스로 돌아갈 날을 바라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운전을 한다. 남편은 운전을 안 한다.

나는 길치다. 남편은 뛰어난 공간지각력의 소유자다.

나는 길은 모르지만 운전은 할 수 있다.

남편은 운전은 안? 하지만 길은 훤하다...

서로가 서로를 무력하게 하는 이 의존관계

***차가 있어도 함부로 문 걷어차고 나올 수 없는 너와 나는

그렇게 타의적 반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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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어깨의 이상증상이 두통으로 번질 낌새가 보이면서 남편의 권유로 왼손으로 마우스를 쓰기 사작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감이 떨어져 정확한 클릭이 어려웠지만 이젠 좀 익숙해져 쓸만하다. 머리 오른 쪽이 멍해지는 기분도 없고.  당분간 왼손으로 마우스를 쓰면서 오른쪽 어깨를 쉬어 주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오른손이 파업할지도 몰라... 왼손 고마워, 미안해, 오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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