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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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끔 책을 읽다보면 나도 내 이야기를 가지고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책들이 있다. 음..책을 쓰고 싶다기 보다는 책에서 자극 받고 내 이야기들이 내 머리속에서나마 문장으로 주절주절 나오는 책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토마스 머튼의 '칠층산'이 가장 대표적이었었고 막 읽기를 마친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도 그런 책 중의 하나였다.

작고 가벼운 책, 가뜩이나 어려보이는 작가의 사진, 표지색과 그림 때문이었는지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그러나 첫장부터 예사롭지 않은 글들이 펼쳐지더니 별로 돌아보고 싶지 않은 내 중고등학교 시절의 살풍경한 내 내면을 마주대하게 한다.

심리묘사가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져 그 당시 나의 마음으로 돌아가 가슴이 아려오고,  그 당시 나 자신의 외로움에 대한 연민으로 가슴아파하게 하고 그러나 결국엔 그 당시보다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조그맣게 희망의 마음을 가지게 하고, 남모르게 외로워하고 있을 사람들에 대한, 특히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있을 아이들에 대한 연민의 정을 가지게 한다.

외로움, 관계, 친구, 정체성, 가족, 치유, 틀, 벽, 금(crack..맞는 한자를 못찾겠네요.;;;) 등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던 단어 들이다.

아이들이 읽어도 좋겠고, 아이들을 이해하고 싶은 어른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자신을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하고 픈 어른들이 읽음 좋겠단 생각이 든다. 가까이 두고,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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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6-0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날라리난장이해적님..늘 지나치던 책이었는데 함 읽어보구싶어지네요.

해적오리 2006-06-0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해리포터 7님..네, 책 정말 좋더라구요. 여운이 길게 남는 책이랍니다.

토트 2006-06-0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상적인 제목이라 궁금했었는데,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네요. ㅎㅎ

해적오리 2006-06-09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트님..저도 제목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글에서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뭔지를 알게 되더군요. 비밀인데...등짝의 의미가 중요해요...^^

히피드림~ 2006-06-09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년 전 이 책 서점에서 발견했을때 작가가 너무 어려서 깜짝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날나리님 리뷰가 너무 좋아요~

해적오리 2006-06-09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리뷰의 대가이신 펑크님께 이런 칭찬을 듣다니...흐억..^^ 감사합니당.
 
앰 아이 블루?
마리온 데인 바우어 외 12인 지음, 조응주 옮김 / 낭기열라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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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살아가면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중 하나가 알게 모르게 내 안에 만들어진 편견들이다.

남들이 보기에 하나도 하자가 없는 모범생으로 살다보니 (몇 년 전부터 깨지고 있지만) 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보다는 주로 어른이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을 그대로 답습하며 살아왔다. 특히 청소년기에... 그래서 살면서 그리도 속이 답답했나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굳세게 자리잡고 있는 여러 편견들을 다시금 마주할 수 있었고, 굳이 성이라는 테두리에 국한시키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들 속에서 아주 많이 늦은 나의 자아 찾기를 보는 듯 했다.

다름이 다름으로 인정을 받는다면,  내가 나의 다름을, 다른 사람들의 다름을 다름으로 온전히 인정하게 된다면,  내가 원하는 바를 좀 더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책을 덮으며 하게 되었다.

읽는 재미 쏠쏠하고, 작지만 나에게 힘이 되어준 책이라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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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ong > 13과 1/2의 삶이란
푸른곰 선장의 13 1/2의 삶 1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3년 7월
구판절판


푸른곰은 스물일곱개의 삶을 갖는다. 그중 열세개 반의
삶 이야기는 여기서 하고 나머지는 말 안할 셈이다.
곰도 비밀이 있어야 하거든.
그래야 매력적이고 신비롭지 않겠니?

-머리말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첫번째 난쟁이 해적 생활
난쟁이 해적들은 태어날 때 부터 저렇게
모자와 갈고리 나무다리로 태어 난대요~

푸른곰이 자꾸 자라서
난쟁이 해적 생활은 계속 할 수 없게 되지요
푸른곰의 저 생뚱맞은 표정이란...히히

두번째 바다 도깨비들과의 생활
나름 무서워 보이려고 노력했으나
웃기고 귀여운 바다 도깨비들이
저렇게 앉아서 보는 것은 무엇일까요? ^^

푸른곰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도깨비들과의 생활을 청산하게 됩니다

세번째 도망중의 삶
망망대해에 뗏목 하나와 상어들
그리고 저 불빛은???

수다 파도들에게 말을 배우는 푸른곰

폭군 고래 렉스를 만나고
저 모습은 작살 숲입니다
푸른 곰의 표정은 여전하죠?

다섯번째 항해사 생활
구조 공룡과 친구가 된 푸른 곰~

여섯번째 어둠산의 생활에서
푸른 곰은 학교에 갑니다
학교 친구 프레다- 그녀는 산도깨비에요

프레다는 푸른 곰을 아주아주 좋아하는것 같아요
푸훗~

여섯번째 이야기에 나오는 갱도 도깨비
도무지 알 수 없는 친구들이 잔뜩 나오죠?
압둘 나흐티갈러 박사의 백과사전이 도와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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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1등은 초등학생 때 만들어진다
서석영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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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보통 내가 리뷰를 쓰는 경우, 별점이 후한 편이다. 워낙 책 읽는 속도가 느리다 보니 그나마 남들이 추천하거나 꼭 읽고 싶은 책들만 읽게되서 그럴 수 있고, 끝까지 읽고나서 리뷰까지 쓰게 되는 책들은 뭔가가 있으니까 읽은 것에 그치지 않고 후속작업을 하게 되기 때문인 것도 같다. 그런데 이번의 그 뭔가는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고 이런 책은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이 솔직한 감상이다.

이번 2학기부터는 초등학교 1, 2 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시범학교에서부터 영어 교과가 도입된다고 해서 그쪽 방면의 실용서를 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어떤 책을 읽을까 하던 중 팀장님이 보시고 계신 책이있어서 빌려보았다.

제목이 정말 맘에 안든다는 소리는 다른 리뷰에서도 수차례 언급되었으니 생략하고...

내용은 부지런한 엄마가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가면서 옆에서 보살펴주고 영어공부에 신경써 준다면 영어를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게 내가 얻은 전부다. 특별하게 이론적 근거나 방벙론에 입각한 것은 아니고 저자가 직접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일들을 차례대로 정리한 것이라서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없는 편이다. 아이가 학습한 교재들이 언급이 되기는 하지만 몇 권 되지 않고 그나마 감탄하게 만드는 것은 엄마의 올바른(?) 열성과 아이에 대한 관찰력이었다. 올바른 열성이라 한 것은 학원이나 기타 다른 용이해보이는 방법에 의존하지않고 엄마가 직접 아이 옆에서 그때 그때 필요한 사항을 챙겨주었다는 것이고 이에 필요충분조건인 아이의 상태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이 있었다.

영어 학습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참고서적보다는 부모들의 의식개조용으로 더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아이들 옆에서 있고 싶어도 있지 못하는 부모들은 어느 정도나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이다.

엄마들이 실제로 시도했던 방법을 정리하는 것이 근거가 없어서 나쁘다거나 하는 말을 하려는것은 아니다. 충분히 좋은 책으로 발전될 수 있는 내용임에도 너무나 개인적이고 별다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에세이 수준에서 머물러 버린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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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1-2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올케가 딱 그 예쟎아. 중국에 가 있는 조카애. 학교입학자격 시험볼때 빵점이었는데 지금 월반까지 해부렀댄허는디... 처음 몇달은 올케가 더 공부하느라 고생했다는.

해적오리 2006-01-2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알아지크라..언니네 올케 똘망똘망(나이가 비슷했었지?)하잖아..
 
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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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쓸 때 어느 정도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싶지만, 쓰고나면 역시 나의 주관이 강하구나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아마도 책을 읽는 동안의 내가 느낀 것에 바탕을 두고 리뷰가 쓰여지기 때문인 것 같다.

성장이라는 것이 고통을 넘어서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성장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고통이라는 것이 필요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난 고통받는 장면을 읽어나가는 것이, 특히 나의 경험을 건드리는 부분들을  읽어나가는 것이 많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밤의 피크닉'은 개인적으로 합격점을 주고 싶다. 고통스런 부분이 없어서? 그건 아니다. 오히려 나에게 후회되는 시절인 고등학교 시절과 여러가지 나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마주보게 하지만, 비참한 기분이 들지 않게 아주 따스하고 관대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편안하게 소리내어 웃기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아침에 학교를 출발하여 밤을 포함하여 꼬박 하루  80 킬로미터를 걸어나가는 동안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지만, 섬세한 심리 묘사, 여러갈래로 얽히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는 스토리들로 이루어져 참 재미있었다. 이책을 읽으면서 보낸 주말은 이 책 덕분에 많이 크고 나에게 좀 더 관대해지는 시간이 되었다.

다음은 책에서 한 구절...

"지금까지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귀찮지만 고등학교 마지막 기념행사로서 좀더 여러 가지 것들을 제대로 생각할 계획이었는데.

여러 가지 것들을 제대로.

그러나 지금은 피로가 몸의 전부를 차지해 버려서, 어떻게 종점까지 도착할까 하는 것에 온통 마음을 쏟고 있다.

뭐, 생각해 보면 매년 이랬던 것 같군. 행사 당일까지는 끝까지 걸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에 우물쭈물하지만, 막상 시작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고 마음에 남는 것은 기억의 웃물뿐. 끝난 후에야  겨우 여러 장면의 단편이 조금씩 기억의 정위치에 자리 잡아가며, 보행제 전체이 인상이 정해지는 것을 휠씬 나중의 일이다.

그때는 어떤 인상으로 남게 될까.

기억 속에서 나는, 니시와키 도오루는, 어떤 위치에 자리잡고 있을까. 나는 후회하고 있을까. 그리워하고 있을까. 내가 어렸구난 하고 쓴웃음 짓고 있을까. 빨리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빨리 정위치에 자리 잡아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 나는 아직 자신의 위치도, 자신이 어떤 조각인지도 모른다......(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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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4-24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장소설 관심 많은데 읽어봐야 겠네요

해적오리 2006-04-24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반갑습니다.
이 책 참 좋아요. 꼭 읽어보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