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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가끔 책을 읽다보면 나도 내 이야기를 가지고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책들이 있다. 음..책을 쓰고 싶다기 보다는 책에서 자극 받고 내 이야기들이 내 머리속에서나마 문장으로 주절주절 나오는 책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토마스 머튼의 '칠층산'이 가장 대표적이었었고 막 읽기를 마친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도 그런 책 중의 하나였다.
작고 가벼운 책, 가뜩이나 어려보이는 작가의 사진, 표지색과 그림 때문이었는지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그러나 첫장부터 예사롭지 않은 글들이 펼쳐지더니 별로 돌아보고 싶지 않은 내 중고등학교 시절의 살풍경한 내 내면을 마주대하게 한다.
심리묘사가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져 그 당시 나의 마음으로 돌아가 가슴이 아려오고, 그 당시 나 자신의 외로움에 대한 연민으로 가슴아파하게 하고 그러나 결국엔 그 당시보다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조그맣게 희망의 마음을 가지게 하고, 남모르게 외로워하고 있을 사람들에 대한, 특히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있을 아이들에 대한 연민의 정을 가지게 한다.
외로움, 관계, 친구, 정체성, 가족, 치유, 틀, 벽, 금(crack..맞는 한자를 못찾겠네요.;;;) 등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던 단어 들이다.
아이들이 읽어도 좋겠고, 아이들을 이해하고 싶은 어른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자신을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하고 픈 어른들이 읽음 좋겠단 생각이 든다. 가까이 두고,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