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한 삼위일체 - IMF, 세계은행, WTO는 세계를 어떻게 망쳐왔나
리처드 피트 지음, 박형준.황성원 옮김 / 삼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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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과격한(?) 내용임을 암시하는 불경한 삼위일체의 저자역시 미국내 소수파의 경제학관련 학자이다. 몸담고 있는 대학또한 주류경제경영관련 대학도 아니다. 하지만 현재 전세계가 특히 미국이 주도적으로 외치고고 있는 세계화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은바 있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는 더욱더 뼈저리게 와닿는 내용인것 같다.

현재 경제사상의 주류는 미국과 서방선진국들의 경제사사조인(언제나 그들의 경제사조가 세상을 끌어갔지만) 신자유주의사상에 입각하여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는게 현실이다. 신자유주의란 200여년전 아담스미스시대의 자유방임주의사상을 재탕하여 현재 선진국들의 입맛메 적적하게 믹스한 사조라고 보면 거의 틀린점이 없을 것이다. 단지 대의명분은 세계화를 통하여 각국의 복지를 향상하고 인류의 삶의 품격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행동대장격인 IMF, IBRD, WTO(GATT)라는 세기구를 내세워 세계화에 압장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당초의 설립목적인 전후세계재건을 위한다는 취지에서 확대하여 주변국가(저개발국)의 국제수지유동성에 대한 긴급자원지원으로 회원국들이 출자한 자본에서 차관형식으로 정상화될까지 지원해주는 아주 유익한 제도임에 틀림없다. 대한민국도 한때 IMF의 긴급자금을 차용해서 기사회생(?)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차관조건이 단순한 국제수지(특히 경상수지)정상화에 국한하는것이 아니라 국가전반적인 개혁의지(규제철폐 특히 금융과 외국인의 투자규제)와 그에 상응하는 부대조건을 내걸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것이다. 국제적합의 기구가 한 국가의 정치, 사회,문화, 경제에 일종의 내정간섭이란 차원도 있을 만큼 폭넓게 간여하여 사실상 무장해체의 시점까지 끌고 간다는 것이다. 그럼 이러한 구조조정을 통하여 차관을 상환한 나라가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삶의 질이 향상되었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우리의 현실만 봐도 그 답은 미지수임에 틀림없다. 세계은행 또한 역시 통화기금과 보조를 맞추어서 장기차관을 똑같은 식으로 실행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낳고 있다.

WTO 의 전신은 GATT의 경우 다자간 내지는 쌍방의 무역과 관세에 대한 일반협정을 출발하여 국제수지중 경상수지에만 국한한 관세 및 비관세장벽의 완화로 무역자유화를 통하여 각국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그러나 회원국의 증가와 특히 미국의 입김이 강대해짐에 따라 우리가 알고 있는 각종라운드(도쿄,케네디,우르과이등)을 거치면서 서비스 부분과 지적재산권 및 노동에 관한 협정까지 진행하여 WTO로 재출범하게 된다. 그럼 WTO의 주장은 과연 어떤 것인가? 두말하면 잔소리이지만 절대적 무역자유화인것이다 그것도 단계적 유예기간을 주지만 선진국이나 저개발국이나 어떠한 규제없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거래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자는 것이다. 좋은 소리다. 리카아도의 절대비교우위에 따라 교역을 통해서 이익을 취할 수 만 있다면 누가 마다할 것인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인것이다. 저개발국에게 유예기간을 준다고 하지만(각종 규제철폐 및 보조금 폐지등) 현실적으로 프로선수와 아마추어간의 게임으로 밖엔 받아들여지질 않는게 현실인것이다.

미국을 왕초로 하는 선진마피아들의 세계화가 과연 누구를 위한 세계화인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해봐야 할것이다. 지금도 세계인구의 40%가 하루에 1달러가 안돼는 금액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극빈국들이 허다한 현실에서 무조건적인 개방이란 결국 그 1달러마져 가져가겠다는 말로 밖에는 안들리니 말이다. 세계화란 물질적 진보도 중요하지만 인류애적인 진보가 밑바탕에 깔려야지 진정한 세계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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