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1)

 

 

 

아이야 -

너와 나는 어쩌자고 엄마와 아들의 운명으로 만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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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의 참맛이 궁금해

  

 

 

유리병 속 블랙 올리브

올리브 그린 올리브를

먹다가 무척 궁금해졌다

 

가공되기 전의 올리브는

무슨 맛일까?

지중해 옆동네 올리브 말이야 

 

왕년에는 나도

미래의 정윤희였어

미래의 뉴턴이었어 

미래의 도스토옙스키였어 

왕년에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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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장미(2)

 

 

 

아이야 - 

너는 스무살 몸 속에 갇힌 세살 정신이구나,

가엾어라, 쯧쯧!   

 

여보세요, 아주머니!  

사람을 뭘로 보시고 -

저는 세살 몸 속에 갇힌 마흔 다섯 살 정신이랍니다, 거참.  

 

어머, 어쩌다 그런 일이?

 

그건 너무나도 긴 스토리랍니다,

그날 밤, 학교 정문 앞, 오토바이,

하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 했을까요? 

 

하, 뭐라 드릴 말씀이 -

 

하지만 저는 드릴 말씀이 있네요 -

5월 30일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10년 전엔 일요일었는데 오늘은 토요일이네요?

 

어머, 우리 이혼했는데요?

 

하, 뭐라 드릴 말씀이 없-  

왜 아파트 울타리는 죄다 흰색,

그 위에는 죄다 촌스러운 빨간 장미일까요? 

 

2020. 05.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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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으로

 

 

 

암이 전염병은 아니라니, 천만다행이란 말씀

뇌종양도 전염병은 아니라니, 제곱 세제곱 천만다행  

 

센 놈은 약하게 퍼지고 약한 놈은 세게 퍼지라니,

하느님, 살뜰하기도 하셔라!

 

늙은 아빠의 쭈글쭈글 뱃가죽 위에 구멍 다섯 개.

배 속의 창자를 그만큼이나 어떻게 뽑아냈대요?

너무 신통방통한데요!

 

나한테 혼 나 볼 테야?

씨발, 죽여버리겠어!

 

나는야 저렴한 인세생활자, 유언장을 써야겠다

아, 선생님, 그럼 공증 변호사가 아니라 정신과에 가보세요

어머, 제가 저렴하다고 무시하시나요?

괜찮아요, 나도 약 먹어요, 보세요, 이 파란 알약 하나면 잠이 잘 와요

어머, 잠이라면 갓난아기처럼 잘자는 걸요!

그럼 더더욱 보험을 들어요, 필수죠, 너무 오래 살면 어쩌시려고 -

 

초당옥수수가 나왔대요 

오늘 저녁은 노란 초당옥수수랍니다

인생의 단맛은 5월에 나온 초당옥수수에 있네요 

초당옥수수 먹으며 꿀 빨아요!

 

 

2020. 05.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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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장미

 

 

 

 

미워도 다시 한번, 사랑 

지루해도 다시 한번, 공부

빈정 상해도 다시 한번, 소설 

 

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안돼,

더러워도 다시 한 번

 

 

 

첫번째 장미 - 우리 아파트

 

두 번째 장미 - 아이 학교

 

세번째 장미 - 남의 아파트

 

 네 번째 장미 - 빨간 장미 옆 들장미-찔레꽃

 

다섯번째 장미 - 작약

 

작약은 러시아어로 pion인데 '작약처럼 얼굴을 붉히다' 같은 숙어에도 사용된다.

봄꽃도 좋지만 (초)여름꽃도 좋아, 한 번 찍어 보았다. 빨간색(핫레드!) 혹은 진분홍(핫핑크!) 옷을 하나 사면 좋으련만, 소화불량에 걸릴 듯.

 

나에게, 나의 아이에게, 나의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늙음의, 늙어 죽음의 축복이 오길!

'65세 이상 이용가' - 이런 문구가 쓰인 경로당에도 꼭 한 번 들어가 볼 수 있길!  

 

- "엄마, 나는 55년 지나면 저기 들어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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