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곳이 영화의 한 장면 속에 찍혀 있으니 일곱살 아이처럼 신기해서(^^;;) 가져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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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기 가 봤는데.
나도 저기 앉아 봤는데.
나도 저 책 탑 봤는데.
나도 저 책 더미 사이에 앉아 보고 싶었는데.
물론 저 공간의 실제 주인은 저런 재킷을 걸치고 계시지는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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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아이의 화법을 써봤다. "나도 저거 있는데."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 "나도 먹고 싶다!" 모방과 학습. 이 단계 없이 소위 새로운 것의 창조가 있을 수 없다. 조만간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를 둔 엄마로서 교육, 특히 시스템으로서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자꾸 창의적 인재 어쩌고 하는데, 학습 없이 그건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어느 분야든 이른바 천재란 어차피 시스템 밖의(후대에는 '- 위의') 존재, 스스로가 시스템을 만들고 스스로가 곧 시스템인 존재다. 시스템으로서의 교육은 이런 천재가 아니라 범인(수재도 어디까지나 범인이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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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곳에는 두 번 갔다. 작년초 겨울. 너무 추워서 죄다 너무 불쌍했다. 두번째는 작년 가을. 날씨가 맑고 따뜻해서 죄다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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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의 <그후>는 이 소설과 많은 연관이 있으려나. それから.(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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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저녁 사이, 마광수 별세 소식이 뜬다. 그의 책은 읽지 않았으나 그의 필화는 익히 알았던 세대로서, 시간의 한 토막이 툭 떨어져 나갔음을 느낀다. '센치'해지기 딱 좋은 스산한 날씨다. 몸 편하자고 배우기 시작한 운전 때문에 몸이 나가 사흘을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 겨울이 벌써부터 무섭다! 그래도 야밤에 보채는 아이를 등에 업고 동네 한 바퀴, 두 바퀴 돌던 시절에 비하랴.
등에 업힌 아이가 두 살인지, 세 살인지도 모르겠지만, 저 시절이 묘하게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