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설들을 강의실에서 읽고 그걸로 밥벌이를 하게 될 줄은, 20여년전 학기 중에는 (러시아어 공부를 비롯하여^^;;) 열심히 학교 다니고 방학 때마다 자취방에서 최근 소설들을 걸신 들릴 듯 탐독하던 대학 시절에는 상상도 못 했다.

 

아무튼 이번에 새로이(!) 읽게 된, 알게 된 작가 중 단연코 마음에 드는 작가는 김금희였다. <너무 한낮의 연애> 외에 저기에 수록된 소설 몇 편을 쭉 들쳐 봤는데, 마지막에(?) 수록된 <보통의 시절>도 (제목과 더불어!) 무척 좋았다. 나는 유머가 있는 소설을 좋아하는데, 그녀의 소설이 그랬다. 작가가 생각보다 나이도 많고 소설이 의외로 고전적이라 또 한 번 놀랐다. 소위 '실험적인 것'이 항상 답은(이) 아니다. 

 

 

 

 

 

 

 

 

 

 

 

 

 

 

 

 

그래도 우리가 '실험'하면 꼭 상기하는 작가가 있는데, 여전히 소중하다. 신작소설집이 나온 줄 몰라(그래서 이건 다음에 보려고 한다) 이번에도 장편에서 일부를 뜯어내봤다. 소설가로서 그를 존경하고 애독자로서 그를 응원한다.

 

 

 

 

 

 

 

 

 

 

 

 

 

 

또 한 명 응원하고 싶은 작가는 권여선. 언젠가 우리 문단에 들어온 그녀의 소설은, 나로서는 참 읽기가 재미가 없는데(비문 아님!), 계속 사도록, 계속 읽도록 만드는 어떤 오기, 끈기, 그런 힘이 있다. 수업에서는 <안녕 주정뱅이>에 수록된 <봄밤>을 읽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그 다음, 왜들 좋아하는지 알겠는 그 작가, 편혜영.

 

 

 

 

 

 

 

 

 

 

 

 

 

 

 

처음 만난 순간부터 항상 재미있게, 질투하게 읽어왔다. 그의 (경)장편을 이번에도 읽었지만, 다음 번에는 마침 신작 소설집도 나와서, 그 중에서 골라보려고 한다. 

 

 

 

 

 

 

 

 

 

 

 

 

 

 

반대로 너무 실망(ㅠ.ㅠ)한 소설은, 유감스럽게도, 너무 많은 독자들이 사랑하는 공지영의 신작. 그래도 대학 시절 그녀의 소설을 어지간히 읽었던 나로서는 그녀의 이름값과 실제 소설 사이의 괴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줄 하나 치지지 않고 고스란히 동네 헌책방에 갖다 팔았는데, 사장님도 너무 좋아하셨다^^;; "아이구, 웬일로 이런 새 책을!"

 

 

 

 

 

 

 

 

 

 

 

 

 

 

 

소위 문단 밖에서 가장 '핫'한 작가 정유정 소설, 드디어 읽었다! 너무 기대한 탓인지, 실망이 컸다. <종의 기원>을 읽었는데, 그녀의 기존 소설을 읽어온 한 학생의 말로는 <7년의 밤>이나 <28> 같은 작품이 더 괜찮은 것 같다고. 아마 범죄자-악의 심리를 파고 들기보다는 그것을 둘러싼 정황, 인물들 간의 갈등 등을 그리는 데 더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 전자의 경우는 조이스 캐롤 오츠의 <좀비>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정말 살 떨리는 소설.

 

 

 

 

 

 

 

 

 

 

 

 

 

 

* 아이들이 너무 잘 써서, 부러웠다. 그리고 그들의 식욕이 부러웠다. 문자 그대로, 아이들이 밥을 너무 많이, 잘, 맛있게 먹어서 부러웠다. 이 식욕에는 성욕, 수면욕, 각종 성취욕 등이 다 포함되어 있다. '-욕'이 없으면 이야기는 생겨나지도, 진척되지도 않는다. 존재의 최소치는 둘.(바흐친) 사건은 '함께-존재'. 

* 나는 영원토록 나 자신일 뿐, 이므로, 동어반복 같지만, 나는 언제까지 도저히 나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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