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필요'에 의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맞는지?) '반디'의 책을 펼쳤다. 더 읽을 준비가 되어 있지만 더 읽을 책이 없다. 이런 '양'의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북한의 솔제니친'이라는 수식어는 정녕 놀라울 따름이다. 강조하건대, 나는 솔제니친을 정말 좋아하지 않고, 그의 소설이 수작, 명작 정도는 되지만 소위 도스토-키 수준의 걸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데, '반디'의 소설을 보니, 아, 내가 지금껏 무척 호강(!)하고 살았음을 알겠다. 19세기 황금기 문학 보다 못할 뿐, 여전히 빛나는 20세기 러시아(소련) 문학! 새삼스럽다.

 

 

 

 

 

 

 

 

 

 

 

 

 

 

 

 

번역원고 편집이 진행 중인 <지바고>의 경우, 시종일관 툴툴댔고, 논문 및 해설 작업을 위해 자료를 섭렵(-_-;;)하는 지금도 툴툴대고 있다. 작품이 그지 같다느니, 어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비교를 하느냐 등등. 하지만 이 역시 20세기 소설 중 (열 손가락은 좀 아닐 듯하고) 몇 십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굳이 맥락상 엮어보자면 '반체제문학'의 대표격. 실상 풍자의 정서는 불가코프의 소설이 더 쎄긴 하다.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으나 정녕 본의아니게 그런 느낌을 주는, 도저한 사회주의자-유토피아주의자 플라토노프의 소설도 염두에 둘만은 하다.

 

 

 

 

 

 

 

 

 

 

 

 

 

 

 

다시금 '반디'. 그래도 우리 문학인데(북한 문학도 우리 문학이지 않나!), 지난 여름 우리 소설을 읽을 때처럼, 투덜투덜 욕하고 또 때론 질투하고 하면서, 눈을 좀 크게 뜨고 읽어보려고 한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앗, 12시에 애 데려와야 하는데 -_-;; 아침에 뭐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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