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린이날부터 마로가 사달라고 졸라온 유리구두.
결국 그 고집을 못 꺾어 이번 어린이날에는 사주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사러 가서 마로 눈에 들어온 건 레미숙녀외출셋트.
샌들과 선글라스와 핸드백과 목걸이가 셋트의 전부라 가격에 비해 부실하다 여겼지만 어쩔 수 있나.
사들고 오는 내내 아이야 신나 하지만 내눈엔 영 못마땅했다.
게다가 지나치게 과대포장된 상자를 풀어주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주의사항도 영 요상타.
- 구두는 밖에서 신지 말고 집안에서 신고 외출 놀이를 하십시요.
- 썬글라스는 오랫동안 착용하지 마십시요.
- 목걸이는 옷위로 착용하여 주십시요. 기타 등등...
꺼내보니 샌들 밑창엔 미끄럼방지가 전혀 안 되어 있고,
썬글라스는 어찌나 싸구려 플라스틱인지 눈이 아파 견딜 수 없다.
조잡하게 금박입힌 목걸이 역시 접촉성 알레르기 일으키기 딱 좋다.
그나마 건질 수 있는 건 요란하게 번쩍거리는 핸드백 정도?
아무리 장난감이지만 애들 물건을 이렇게 부실하게, 아니 위험하게 만들어 팔아도 되는 건지. 내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