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물고기
지미 지음, 이민아 옮김 / 청미래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처음엔 그저 아름다운 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읽어볼수록 가슴 한 켠이 아련해져온다.

가족도 없이, 연인이나 친구도 없이 도시의 아파트에 혼자 사는 나.
유일한 위안은 나를 보며 미소짓는 물고기뿐.
나는 아름다운 꿈을 꾸지도 못하며,
밤하늘의 달도, 별에게 소원을 비는 법도 잊어버렸다.
숲과 풀밭과 바다와 동떨어져 창백한 청회색 도시에 사는 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걸 잃어버렸던 걸까.
나는 결국 커다란 어항에 갇힌 보잘 것 없는 존재인 것이다.

아, 나는 나의 물고기를 바다로 돌려보내주었다.
이번에야말로 나는 정말로 깊이 잠들 수 있었고,
나는 물고기에서 살포시 입을 맞출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정말 도시로 돌아가는 버스를 탄 걸까?
텅 빈 배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 역시 물고기와 함께 바다로 떠난 것은 아닌지?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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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19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인의 고독이 아리죠.

반딧불,, 2006-03-2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미는 읽을수록 정말 대단해요.
어른을 위한 그림책에 이만한 것은 없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