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왕실 언어 중 뜻이 변한 경우가 꽤 있다.
'마마'와 같은 높임말이었던 '마노라(마누라)'가 지금은 여편의 낮춤말이 되었고,
정삼품 이상 종이품 이하의 관원을 뜻하던 '영감'이 지금은 늙은 남편의 호칭이 되었다.
(판검사를 영감으로 칭하니, 옛 언어의 자취가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원래는 왕실에서만 쓰던 '겨옵서'가 '께서'로 일반화되고,
어르신 식사를 무조건 '진지'라 칭하게 된 것도 왕실 언어의 일반화라 할 수 있겠다.
(우리말 지킴이 중에는 '께서'나 '진지'를 오늘날 존칭어로 쓰는 건 잘못이라고 반대하는 이가 많긴 하다)
이에 대해 조선 시대 말기 계급 제도가 무너진 여파라고 흔히 말하는데,
난 여기에 일본의 음모론을 상상해 본다.
일제 시대 평양 박물관장인 고이즈미 아끼오가 신라 서봉총 금관을 평양 기생에 씌운 뒤
기념촬영을 하고 흐드러지게 놀았던 일화가 말해주듯이,
경복궁 앞에 떡하니 조선총독부를 세우고 맞은편 남산에 신사를 세웠듯이,
일제 혹은 친일파는 일부러 왕실언어를 낮춤말로, 백성언어로 퍼뜨린 것은 아닐까?
일 하다 말고 해보는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