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索女列傳 색녀열전
장차현실 지음 / 이프(if)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색을 밝히는 여자를 찾는 것이 아니다.
유교 윤리에 꽁꽁 매여 살았을 거라 생각했던 우리 옛 여인네들이 정말 그랬나 안 그랬나 찾아보는 것이다.
그래서 索女라는 것인데, 발랄한 할머니를 찾는 게 작가의(혹은 잡지 if의) 목표였나 보다.
그리하여 장차현실이 찾아낸 여자들은 참 솔직하다.
봄철의 꽃과 풀은 비가 오지 않아도 피고,
뜰 앞의 노란 국화는 서리를 기다리지 않고도 핀다고 거침없이 토로한다.
지엄한 왕 앞에서도 뽕나무를 뿌리채 흔들리게 할 정도로 솔직하다.
칠거지악에 매이지 않고 당당하게 질투를 할 줄도 안다.
그리고 그녀들은 사이가 좋다.
고부간의 갈등이 없을 리야 만무하지만,
속 좁은 남자를 함께 나무랄 줄도 알고, 외간 남자를 동경하는 마음도 이해를 한다.
무엇보다 그녀들은 용감하다.
목숨보다 정절이 소중하던 그 시대에, 정절보다 소중한 효를 알고 의를 안다.
여자의 정조를 운운하기에 앞서 남자의 정조를 회초리로 가르칠 줄 안다.
사랑을 찾아 야반도주를 감행할 줄 알고, 사천 군수를 동생으로 응수할 줄 안다.
아, 나는 그녀들을 찾은 것에 만족할 뿐 아니라, 만화에도 만족한다.
누들누드와 다른 길을 택한 야야툰임에도 불구하고 남았던 들척지근함이 이 만화에는 없다.
건강한 성이 유머로 다루어지니 편하다.
그림에서 가슴과 성기만을 극단적으로 강조하지 않아 더 편한가 보다.
다만 경고! 이미 다른 이들이 지적했듯이 여자를 찾는 대신 색녀를 찾는 사람은 이 만화를 볼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