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水巖 > 51개월 - 보름달 좀 따 주세요


  ◈  저녁들을 먹느라고 케익상자들을 치우면서 이모가
        " 이 케익 남은것은 내가 가져가서 먹을가." 하고 말했더니
        " 안돼. 진석이가 가져갈꺼야."
        " 그래, 그거 이모가 갖다 먹어라." 제 어멈이 덩달아 부축이니까
        " 엄마, 진석이를 배신할꺼야? 이모두 윤진석이를 배신할꺼냐고?"
        " 우리 진석일르 누가 배신한다는거야?"
        "할아버지 엄마가 진석이를 배신하는것 좀 보세요. 내가 엄마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요."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안고 머리를 흔든다.

  ◈  집에 가는길에 케익 상자에 또 쇼핑백 하나에 진석이 까지 있어 내가 나서서 나가 차에 함께 타느것을
        보더니 너무 좋아서 하는 말이
        " 할아버지두 우리집 가시는거에요?"
        " 그래 너 데려다 주고 올께."
        " 그러면 할아버지, 오늘은 저희 아파트 앞에서 돌아가시지 마시고요 현관까지만 같이 가세요. 현관 문에
          들어가셔서 문을 닫고 그러고 가세요."  항상 아파트 앞에서 되돌아가는 할아버지가 아쉬었나보다.
        " 그러지, "
        " 정말에요. 현관문 앞까지만에요."

        " 저 할아버지, 보름달 좀 따 주세요. "
        " 하늘 높이 있는데 어떻게 할아버지가 따시니?" 제 어멈 말에
        " 길다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되는데, 할아버지는 할 수 있는데,그러다가 내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 보름달이 좋아?"
        " 네 할아버지, 보름달하고요.   초생달 반달하구요, 별도 한 개 따 주세요."
        " 할아버지가 달을 그리면 안될까?"
        " 안돼요. 달을 따셔야 해요. 꼭요."
        " 그래. 그러지.뭐."




 집에 돌아와서 중랑천변을 1km 정도 걷다가 문득 하늘을 보니 열나흘 달이 비췬다. 얼른 아파트에 들어가서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 달을 찍는다.  한껏 잡아다려 가깝게 찍는다.  다음에 오면 달 사진 보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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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17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 4,5시경의 지는 해 반대편의 달을 저 혼자서만 금성이라고 우겼더랬습니다.

水巖 2005-10-17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라고 타자 친것보고 수암할아버지가 깜짝 놀랐다고 마로에게 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