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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 쓰는 아침                           전윤호

상기 본인은 일신상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처럼 화창한 아침

사직코저 하오니

그간 볶아댄 정을 생각하여

재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머슴도 감정이 있어

걸핏하면 자해를 하고

산 채 잡혀먹기 싫은 심정에

마지막엔 사직서를 쓰는 법

오늘 오후부터는

배가 고프더라도

내 맘대로 떠들고

가고픈 곳으로 가려 하오니

평소처럼

돌대가리 같은 놈이라 생각하시고

뒤통수를 치진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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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9-01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퍼오신 걸 보니 조선인님도 사직서를 내고 싶으신 것 같아요. 회사 생활 힘드시죠?

조선인 2005-09-01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아영엄마님... ㅠ.ㅠ

그루 2005-09-0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이런..

水巖 2005-09-0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힘 내세요. 마로가 있잖아요 !

딸기엄마 2005-09-02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직서 쓰던 화창하던 몇 년 전 가을날이 떠오르는군요.
구구절절 마음에 와 닿네요.

조선인님.
님의 마음 어렴풋이 알겠어요......

조선인 2005-09-02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개님, 정말 딱 꼬집어 주는 시죠. 어제 이 시 보면서 참 위안을 받았어요.
수암님, 그러게요, 마로가 있어요. 고맙습니다.
그루님, 아이고, 이런. ㅎㅎㅎ

2005-09-02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