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 집에 화단용 베란다가 있습니다.
전에 살던 사람도 그냥 버려놨던 곳이고 (죽음의) 신의 손을 가진 저 역시 가꿀 생각은 못 하고
그저 파 사오면 뿌리채 심는 용도가 고작이었습니다.
어라? 그런데 파 시들지 말라고 물을 줬더니 옆에 싹이 났습니다.
덩쿨손까지 올라오는 걸 보고 집에 남아도는 화분에 옮겨놨더니 정신없이 자라네요.
게다가 혹시나 해서 화단에 골고루 물을 뿌렸더니 사방에서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얘들은 누굴까요?
묻고 싶은 애들은 줄 따라 자라나고 있는 애들이구요.
가운데 동그란 화분은 원래 빨간 열매와 하얀 꽃이 달리는 식물로
남편이 선물받아왔으나 죽어가는 중이며,
오른쪽 2개는 작년 딸아이가 산성이 식물생장에 끼치는 영향 실험을 했을 때 키웠던 것으로
산도 4의 식초물에서도 살아남은 장한 아이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