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하나리님 이벤트에 광분하여 늦게서야 잠자리에 들었고 결국 늦잠을 잤다.
아침도 거르고 머리도 안 말리고 마로는 마로대로 정신없이 몰아쳐 집을 나오는데...
아뿔사, 이게 왠 폭설. 게다가 눈보라에 가까운 바람까지.
부랴부랴 마로를 더 무장시키고 골프우산까지 동원하여 놀이방에 데려주고 마을버스를 타는데,
눈 때문에 아무래도 버스가 엉금거린다.
게다가 1호선 지하철 차량고장으로 연착되니 양해를 바라네 어쩌네 상계역에선 안내방송을 한다.
지각이 명백하긴 했지만 핑계거리가 명백하다 싶어 어쨌든 마음을 놨는데...
창동역을 기점으로 눈이 딱 그쳤을 뿐 아니라 눈온 흔적도 없다. 불길한 예감.
아니나 다를까. 집 근처에 눈 왔다는 건 강북에 사는 사람중에서도 나밖에 없다.
***씨는 혼자 강원도에 살아? 놀림까지 받으니 눈 때문에 지각했다는 변명이 통할 리 없다.
더 귀신이 곡할 노릇은 퇴근 후 마들역에 내려보니 아침의 폭설은 흔적도 없는 것이다.
오히려 포근한 햇살에 며칠전 내린 잔설까지 녹고 있다.
아침에 눈은 꿈이었나 싶어 나조차 의심스러운데...
소굼님이 오늘 아침 강릉 눈 내린 모양을 보여준다.
허어, 이거 참. 우리집만 오늘 아침에 잠깐 강원도로 마실갔다가 그새 시치미 떼고 돌아와있나?
깍두기언니를 안 만났다면 나만 혼자 사기당한 기분에 날뛸 뻔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