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사람들은 중국에 스모그가 생겼는지 아닌지 관심도 없다.
나같은 사람만 벌벌 떨고 있을 뿐.
대략 2주전에 시작한 스모그로 인해 우리나라도 몇 차례 미세먼지 경고는 나왔지만,
대개는 민감군 주의로 그치고 있어 나같은 천식 환자만 골탕먹고 있다.
수원에 이사온 게 2005년... 그후로 간혹 상태가 안 좋을 때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악화되어 몇 주를 고생하는 건 처음이다.
요란스러운 기침소리에 모르는 사람들은 독감환자인 줄 알고 슬슬 피하고,
회사 동료 중 하나는 회의중 자기가 발언만 하면 내가 자꾸 한숨을 쉰다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결단코 난 한숨을 쉰 게 아니다. 그냥 숨을 쉰 거다.)
제일 웃겼던 사건은 며칠 전 퇴근길 엘리베이터.
서로 얼굴이 익어 목례 정도 나누던 남자 이웃과 둘이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내 거친 숨소리를 의아해하며 힐끔힐끔 훔쳐 보더니 나중엔 대놓고 빤히 보는 거였다.
정말이지 내가 여자사람 천식환자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남자사람 천식환자고 여자와 단둘이 탔다면 이럴 때 꼼짝없이 치한으로 몰렸을 지도 모르는 일.
뭐라 변명하기도 웃긴 상황이라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는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속으로 삭이기만 힘들어 살며시 변명해 본다.
전 절대 치한이 아니에요. 아저씨 덮칠 힘도 없고, 관심도 없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