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의 사람들은 중국에 스모그가 생겼는지 아닌지 관심도 없다.

나같은 사람만 벌벌 떨고 있을 뿐.

대략 2주전에 시작한 스모그로 인해 우리나라도 몇 차례 미세먼지 경고는 나왔지만,

대개는 민감군 주의로 그치고 있어 나같은 천식 환자만 골탕먹고 있다.

수원에 이사온 게 2005년... 그후로 간혹 상태가 안 좋을 때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악화되어 몇 주를 고생하는 건 처음이다.


요란스러운 기침소리에 모르는 사람들은 독감환자인 줄 알고 슬슬 피하고,

회사 동료 중 하나는 회의중 자기가 발언만 하면 내가 자꾸 한숨을 쉰다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결단코 난 한숨을 쉰 게 아니다. 그냥 숨을 쉰 거다.)


제일 웃겼던 사건은 며칠 전 퇴근길 엘리베이터.

서로 얼굴이 익어 목례 정도 나누던 남자 이웃과 둘이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내 거친 숨소리를 의아해하며 힐끔힐끔 훔쳐 보더니 나중엔 대놓고 빤히 보는 거였다.

정말이지 내가 여자사람 천식환자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남자사람 천식환자고 여자와 단둘이 탔다면 이럴 때 꼼짝없이 치한으로 몰렸을 지도 모르는 일.

뭐라 변명하기도 웃긴 상황이라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는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속으로 삭이기만 힘들어 살며시 변명해 본다.

전 절대 치한이 아니에요. 아저씨 덮칠 힘도 없고, 관심도 없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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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2-04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눈을 게슴츠레하게까지 유지하고 있었다면....오해받았을 수도......있었겠죠..
(푸하하)

세실 2013-02-04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천식이구나......힘들어서 어쩌나.
보림이도 초딩 3학년때 천식으로 일주일간 입원한적 있어서 걱정하고 있습니다.
감기 걸리면 가릉가릉 소리부터 심해지더라구요.
언능 나으시길 빕니다.

꿈꾸는섬 2013-02-05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식, 기침 숨소리, 정말 고생하셨겠어요. 우리 시어머니도 천식인데, 그 숨소리가 좀......오해받을만 한데......스모그가 요새 정말 심해요. 얼른 나으시길~^^

조선인 2013-02-05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다음번에는 한번 그래볼까요? 우하하하하
세실님, 소아천식은 크면서 낫는 경우도 있다던데 보림이는 이제 괜찮은가요? 본인이 스스로 목관리를 잘 하도록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꿈꾸는섬님,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놈의 스모그 때문에 난데없는 반중감정에 불타오르는 중이에요. 켁.

반디 2013-02-05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얼른 나으삼. 쌤 말고 다른 분이 떠오르네요.
천식약 못드셔셔 찧어드신다고 하시던..
명절 잘 보내시길..은행 볼일 보러 들어왔다가 잠깐 들어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