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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프레드릭 훈데르바세(Frederick Hundertwasser)는 1970년대 초, 자신의 작품 전시회 준비를 위해서 처음 뉴질랜드 땅을 방문한 뒤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매료돼 뉴질랜드를 제2의 조국으로 삼았다. 훈데르바세는 이후 20여 년을 오스트리아와 뉴질랜드를 오가면서 작업하다가 나중에는 뉴질랜드에 더 오래 머물렀을 정도로 뉴질랜드의 자연과 사람들을 사랑했다.
생애의 마지막 몇 년 동안을 뉴질랜드의 북섬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마을 카와카와(Kawakawa) 근처에서 보냈던 그는, 1999년 그 마을의 오래된 공중화장실을 헐고 새로 공중화장실을 짓게 되었을 때, 직접 공중화장실을 설계해 마을사람들에게 선물로 기증했다. 곡선으로 처리된 벽들과 풀이 자라나는 지붕, 이국적인 세라믹 기둥과 포도주병을 벽에 박아 만든 재활용 창문 등 자연과의 조화와 환경 친화를 무엇보다도 우선시한 그의 건축이념이 그대로 구현되어 있다. 아쉽게도 훈데르바세는 이 공중화장실의 공사가 끝나고 두 달 만인 2000년 2월에 세상을 뜨는 바람에, 카와카와의 공중화장실은 그의 유작이 되고 말았다.
이 화장실은 공중화장실로 현재도 쓰이고 있으나 별로 크지 않은 이 작은 공중화장실에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볼일을 보는 바람에 악취가 너무 심하게 나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다.